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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시어머니39

딸의 출산일이 다가오니 생각나는 첫 아이 출산 딸의 출산예정일이 이제 10일도 남지 않았다. 만삭이 된 딸을 바라보며, 딸이 자연분만으로 순산할 것과 아이와 산모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하길 기도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일찍 결혼을 해서 24살에 첫 아이를 출산했는데, 다른 산모들에 비하면 수월하게 아이를 낳은 편이다. 그런데 딸은 요즘 많은 산모들이 그렇듯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30대 후반에 첫아이를 낳게 되어 산고를 오래 겪을까 봐 염려가 된다. 딸은 출산 계획을 세우고 건강검진을 위해 찾았던 산부인과에서 자궁나이가 40대 후반이라는 이야기에 들었다. 딸은 자궁나이로 인해 자연임신이 어렵다는 말에 낙심했었고 시험관 아기까지 생각해야 했었다. 다행히 자연임신이 되었는데 임신 초기에 피 비침이 몇 주간 있어서 애를 태웠고 7개월쯤에는 아기가 역아라고.. 2022. 6. 23.
제주여행 우리들의 4박 5일 제주도 여행기 회사 다니던 시절 연수원 교육에서 같은 조로 2주간 합숙교육을 받았던 몇 명이 그 후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서로의 일을 공유해가며 인연을 이어왔다. 19년 전 처음 만나 모임을 갖던 우리는, 그 누구보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찼고, 만나면 일 이야기를 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힘을 북돋어 주는 존재들 이였다. 한번 만나면 헤어짐이 아쉽고 다음에 만날 날이 기다려지고는 했었다. 세월이 흘러 함께 했던 회사는 모두 그만두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직장인과 주부로 열심히 살고 있다. 작년 가을,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전주에서 다 함께 모였었다. 오랜만에 만남인데도 늘 함께 지낸 사람들 같았고 그때 이번에 만날 날을 미리 정해 놓았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제주.. 2022. 5. 19.
아버지! 내 그리운 아버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영정사진 얼마 전 남동생이 친정아버지 영정 사진을 친정엄마 영정사진과 같은 사이즈로 새로 제작을 한다며, 앨범에서 결혼식에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찍은 사진을 가지고 갔다. 며칠 후 남동생이 편집한 영정사진을 보내주었는데 마치 최근에 찍은 사진처럼 선명하게 잘 나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사진 속 아버지는 48세의 젊고 잘생긴 모습 그대로였다. 친정아버지의 건강했던 젊은 시절 모습을 보니 그리움보다 아픔으로 남아 있는 친정아버지가 새삼 너무 보고싶다. 가족들에게 한없이 다정했던 아버지 친정엄마는 내게 무서운 호랑이 같은 엄마였다면 친정아버지는 한없이 다정한 분이셨다. 친정아버지는 마을 회의나 일 관련해서는 자신의 뜻을 강하게 주장하고 큰소리치는 분이셨는데 가정에서는 큰소리 한번 내는 적이 없으셨다... 2022. 5. 10.
시어머님의 노후생활 시어머님 댁 시장보기 아침 일찍 재래시장에 가서 시어머님 댁에 갖다 드릴 야채와 생선 그리고 순댓국을 구입했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인지 시장 노점 야채가게에서는 야채를 포장으로 덮어놓고 손님이 달라는 물건만을 포장을 들추고 꺼내 준다. 시장 노점 생선가게 아주머니는 생선이 도로 얼어붙는다며 날씨가 너무 춥다고 한다. 오징어 가격을 물었더니 만원에 3마리인데 한 마리 더해서 4마리를 줄 테니 맞수 하고 가라고 해서 오징어를 구입했다. 이렇게 추운 날은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편하고 좋은데 시어머님이나 친정엄마는 재래시장에서 파는 물건을 더 좋아하신다. 양손에 시장 본 물건과 집에서 구워온 군고구마를 들고 시어머님 댁에 들어갔더니 요양보호사가 방문해서 시어머님이 드실 고구마를 찌고 있었다. 시어머님은 노인.. 2022. 1. 5.
친정엄마가 하시던 일들을 이제는 내가 하고 있다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지 반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돌아가셨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고, 친정엄마가 노인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고는 했었다. 다용도실을 정리하다 찹쌀을 발견하고는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찰밥을 한 번도 만들어 먹지를 않았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찰밥뿐 아니라 친정엄마가 좋아하셔서 자주 만들어 드리던 음식들을 최근에는 거의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할머니와 친정엄마는 계절과 절기에 따라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저장이 되어 있는지 시기를 놓치거나 빠트리지 않고 잘도 챙기면서 사셨다. 영암에서 한달을 지내고 올라오니 11월 초에 이웃집에 사시던 당숙모가 전화를 하셨다. 당숙모는 총각무를 뽑아놓았으니 갖다가 총각김치를 담그라고 하셨다. "벌써요?"라고.. 2021. 12. 11.
시어머님의 척추골절로 인한 척추성형술 후 이상증상 시어머님이 압박골절로 척추성형술을 받으시고 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코로나19로 인해 간병인을 구하기가 어려워 직접 간병을 하고 있다. 시어머님은 얼마 전에 다리에 힘이 없어 일어설 수가 없고, 허리에 통증이 있다며 평소에 다니시는 병원에 가자고 하셨다. 척추전문병원으로 모시고 가고 싶은데 시어머님은 당신이 다니던 병원만을 고집하셨다. 예약 없이 아침 일찍 가서 몇 시간씩 기다려서 진료를 받으면서도 주사 한대면 통증이 싹 가신다며 좋아하시는 병원이다. 일 년 전 척추 압박골절로 척추성형술을 받았던 시어머님 작년에 허리가 아프시다면서 다니시던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오셨는데 다음날 심한 통증으로 일어서지도 못하셔서 119에 실려 척추전문병원으로 가셨었다. 검사 결과 척추뼈가 세 군데나 골절이 되어 있었다. 그.. 2021. 11. 28.
시어머님이 살아온 이야기 결혼 초 시어머님은 내게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셨다. 살면서 그때 시어머님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지 않았어야 했다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시어머님 이야기 올해 85세인 시어머님은 황해도 아낙이 고향이시다. 시어머님은 맏딸이었고 여동생이 한 명 있었다고 한다. 시어머님이 5살 되던 해에 친정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재혼을 하셨고 그 후로 새어머니와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해방이 되고 남과 북 사이에 38선이 생기기는 했지만 한동안은 남과 북을 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새 어머님을 따라 서울에서 양복점을 하시는 큰아버지댁에 가게 되었는데, 새 어머님은 어머님을 큰아버지댁에 두고 볼일을 보고 오신다며 어디론가 가셨다고 한다. 그렇게 며칠 있으면 데리러 올 줄 알았던 새어머니는 오시지 .. 2021. 11. 19.
딸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친정엄마 생각이 난다 딸이 결혼한 지 어느새 12월이면 2년이 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결혼을 늦게 하다 보니 첫아이를 갖게 되는 시기도 자연스럽게 늦어지는 듯하다. 얼마 전 딸아이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30대 중반이 넘어서 한 임신이라서 많은 것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딸의 임신소식이 반가우면서도 나를 닮아 입덧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는데, 나의 생각은 바로 현실이 되었다. 딸의 입덧 딸은 처음에는 속이 좀 메스꺼운 것 같다며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평상시 좋아하지 않던 고기가 먹고 싶어 고기를 사 먹었다며 신기하다고 했다. 그리고 속이 조금 울렁거리기는 해도 잘 먹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어제 부터는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고 속은 더 울렁거리기만 하다고 한다. 냉장고.. 2021. 11. 11.
친정엄마 그리고 시어머니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요즈음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손주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아직 손주를 보지 않은 나는 친구들에게 손주 이야기를 하려면 만원을 먼저 내놓고 이야기하라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모두 며느리와 딸로만 살아왔는데 이제는 며느리와 사위를 맞이해서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그리고 장모가 되어 있다. 예전 할머니들은 자식이 결혼하면, 할머니가 되고 또 어른으로 대접을 받으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할머니가 된다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고, 가만히 앉아 어른 노릇하며 며느리에게 밥상을 받는다는 것은 더 어색하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기분일 듯하다. 할머니의 시어머니 노릇 어릴 적 할머니와 엄마의 관계를 보면 다른 집에 비해 고부.. 2021. 10. 20.
시어머님과 친정엄마의 행동을 닮고 싶지는 않다. 얼마 전 추석명절을 맞이하면서 예전에 비해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게 되었다. 건강이 많이 회복되기도 했고 연휴 동안 밖에서 음식을 사 먹기 어려우니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충분히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음식 준비를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던 아들은 "엄마! 외할머니한테 몸도 안 좋으시면서 일 좀 그만하시라고 말리더니 요즘 엄마가 외할머니 같은 거 아세요?"라고 한다. 딸은 명절을 앞두고 전화를 해서 " 엄마 우리 간다고 무리해서 음식 많이 만들지 마~ 그러다가 엄마 병나면 안 되는 거 알지"라고 한다. 아들과 딸의 말에 " 외할머니처럼 음식 많이 하지 않았어. 꼭 먹을 거 몇 가지 밖에는 하지 않았어."라고 대답을 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서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못 시키더니.. 2021.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