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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시어머니

시어머님의 노후생활

by 토끼랑께 2022. 1. 5.

시어머님 댁 시장보기

아침 일찍 재래시장에 가서 시어머님 댁에 갖다 드릴 야채와 생선 그리고 순댓국을 구입했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인지 시장 노점 야채가게에서는 야채를 포장으로 덮어놓고 손님이 달라는 물건만을 포장을 들추고 꺼내 준다. 시장 노점 생선가게 아주머니는 생선이 도로 얼어붙는다며 날씨가 너무 춥다고 한다. 오징어 가격을 물었더니 만원에 3마리인데 한 마리 더해서 4마리를 줄 테니 맞수 하고 가라고 해서 오징어를 구입했다.
이렇게 추운 날은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편하고 좋은데 시어머님이나 친정엄마는 재래시장에서 파는 물건을 더 좋아하신다.
양손에 시장 본 물건과 집에서 구워온 군고구마를 들고 시어머님 댁에 들어갔더니 요양보호사가 방문해서 시어머님이 드실 고구마를 찌고 있었다.

잡채

시어머님은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 대상자

시어머님은 작년 6월쯤에 노인장기요양보험공단에서 요양 4등급을 받았다. 그 당시 시어머님이 척추 압박골절로 척추성형술을 받았는데 바로 일어서서 혼자 걷지를 못하시고 휠체어를 타고 이동을 해야 했고 옆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화장실도 혼자 사용하기 어려우셨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바로 퇴원을 하지 못하시고 노인전문병원으로 전원을 해서 3주 정도 입원 치료를 받으신 후 노인용 보행보조기를 사용하고 이동하실 수 있을 정도가 되어서야 집으로 퇴원을 하셨다.
노인장기요양보험공단에서 요양 4등급을 받았기에 재가급여 서비스를 신청해서 요양보호사가 어머님 댁으로 방문해서 돌보아 드리도록했다.

요양보호사가 시어머님 댁에 방문하는 시간은 하루에 3시간인데 어머님의 신체 활동을 도와주고 가사활동을 지원해주었다. 시어머님을 종일 혼자 계시게 하지 않아 자식들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고 편했지만, 시어머님은 집에 낯선 사람이 오는 게 싫다고 하면서 일주일 만에 요양보호사를 더 이상 오지 못하게 하셨다.

집 짜장면

시어머님이 거동이 불편하시니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 하지만, 자식들도 각자의 생활이 있으니 종일 함께 있을 수는 없었고 가능한 시간에만 찾아뵈려니 마음도 몸도 불편했다.
남편은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시어머님을 찾아서 살펴드리는데 남편이 가는 편에 어머님이 드실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 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시동생이 매일 전화를 걸어 어머님의 상태를 확인하며 지냈고 남편이 어머님 댁에서 자기도 했다.
낮에 혼자 계신 것이 염려가 되어 재가복지서비스를 신청했던 거였는데 요양보호사를 오지 못하게 하시니 자식들은 늘 불안하기만 했다.

시어머님에게 요양보호사가 오면 어머님도 편하고 우리도 좀 덜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리니 시어머님은 집에 남이 오는 것이 불편하고 또 별별 사람들이 많다는데 어떻게 믿고 내 집에 오게 하느냐고 하셨다.
노인병원에 있을 때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던 노인분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 들으셨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이 더 바쁘게 드나들어야 했고, 시어머님은 크게 건강이 호전되지는 않았다.
시어머님을 뜻을 꺽지 못해서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몇 개월이 지나갔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가자 다시 시어머님 건강이 나빠지셨다. 시어머님에게 다시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자고 했더니 본인도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그렇게 하자고 하셨다. 다시 요양보호사가 방문해서 돌봐드렸고 한 달쯤 지나니 건강이 좋아지시는 것 같았다.

호박죽

혼자 지내는 생활이 편하신 시어머님

시어머님은 내가 만든 음식 중 잡채를 가장 좋아하시고 미역국, 식혜, 묵, 호박죽, 짜장을 만들어 주면 좋아하신다.
하지만 시장음식도 좋아하시는 편이다. 건강이 좋아지자 직접 시장에 나가 반찬가게에서 원하는 반찬을 구입해다 드셨다. 그러더니 다시 요양보호사도 더 이상 오지 못하게 하셨다.
남편과 시동생은 시어머님을 낮에 혼자 계시게 하는 것을 불안해했다. 그래서 어머님을 설득해서 요양보호사를 계속 방문하게 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들들과 서로 싫은 소리까지 오고 갔었다.
친정엄마는 돌아가시기 4년 전부터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으셨었는데, 경험으로 보았을 때 시어머님이 싫다고 하신다는 것은 아직은 혼자서도 지내실만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혼자서 자유롭게 살고 싶은 분을 자식들이 행동제안을 하는 것이 잘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시어머님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게 두자고 했다.

곤드레밥

그 후로 시어머님은 요양보호사의 도움이 없이 일 년을 잘 지내셨다.
시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은 계속 만들어서 보내드렸고, 병원에 가시거나 마트에 가고 싶다고 하실 때는 남편이 모시고 다녔다. 하지만 시어머님은 우리 몰래 혼자서 다니 시는 일도 많았다.
남편은 낮에도 수시로 어머님 집에 전화를 해보는데 전화를 받으시지 않으면 걱정이 되어 바로 어머님 댁을 찾아가고는 한다. 아들들은 어머님이 나가면 연락이 안되니 핸드폰을 해드렸었는데 족쇄 같다며 거부하고 안 쓰신다.
시어머님은 혼자 시장에 가셔서 반찬가게 음식을 사다가 드시기도 했고, 노인들이 좋아하는 병원에 가셔서 몇 시간씩 기다렸다가 물리치료를 받고 오시기도 하셨다.
남편은 혼자 다니다 다치면 어떻게 하려고 말도 없이 나가셨냐고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오고는 한다.
그런 남편을 보고 나는 다니실만해서 다니시는 것이니 그냥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게 두라고 한다.
당뇨에 고혈압까지 있는 친정엄마와 식이요법으로 엄청 실랑이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믹스커피에 설탕 2스푼을 추가해서 드시는 것을 말리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마음이다.

집 식혜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요양보호사의 돌봄

2개월 전 시어머님은 다시 척추 압박골절로 척추성형술을 받으셨는데 작년보다 모든 건강상태가 나빠져 있었다. 다시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오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간다.
여전히 남편은 아침이 되면 어머님을 찾아뵙고 있고, 시어머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면 부지런히 갖다가 드린다.
시어머님은 작년처럼 요양보호사를 거부하지 않으신다. 그만큼 건강이 나빠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집에서 구운 고구마를 갖고 갔더니, 고구마를 찌고 있던 요양보호사가 내가 갖고 간 군고구마 한 개를 접시에 담아 시어머님을 드렸다. 시어머님은 또 허겁지겁 고구마를 드신다.
남편이 보았으면 "엄마 체하시면 어쩌려고 그렇게 급하게 드셔요. 제발 천천히 드셔요. 천천히..."하고 잔소리?를 하겠지만 요양보호사는 물을 떠서 드리며 "할머니 천천히 드세요."라고만 한다.

바지락 미역국

예전에는 부모님이 늙어 몸이 불편해지면 당연히 한집에서 자식들이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친정엄마가 병석에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돌아가시는 것을 보았고, 지금 시어머님의 노후생활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한집 한 공간보다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자식들이 분담해서 돌보는 것이 서로 스트레스도 덜 받고 오래도록 돌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친정엄마와는 한집에서 살아도 보았고, 가까이 살면서 돌봐드리기도 해 보았는데 서로 공간 분리가 되는 것이 서로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식들은 부모님이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고 부모님은 자식들의 그런 말에 상처를 받아 서운해하게 된다.

황제능이버섯

노후 생활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오는 노후, 건강한 노후가 아닌 병든 노후를 맞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서 노후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50~60대의 분들이 부모를 돌보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에게 돌봄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가 될 거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헛말이 아닌 사실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의 노후는 자식에게 부담 주지 않고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게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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