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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기

[암 투병기] 41. 암 요양병원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

by 토끼랑께 2021. 8. 19.

대장암 진단을 받은 후 처음에는 집에서 가족들과 생활하면서 암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었다.
6개월 만에 폐로 전이되었던 암이 양쪽 폐로 퍼져서 쐐기절제술로 양쪽 폐를 수술했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하면서 암 요양병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암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덕분에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도 있었고, 건강 회복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 암 요양병원생활을 시작하던 해에는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첫 번째 암 요양병원 생활

첫 번째 암 요양병원에서는 5개월간 1인실을 사용했었다. 암 요양병원이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개원초라서 병실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암환우들과 서로 마찰이 생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

 

두 번째 암 요양병원 생활

두 번째 입원했던 암 요양병원에는 1인실이 없어서 2인실에 입원을 했었다.
8월 초였는데 나보다 먼저 입원해 있던 암환우가 덥다면 에어컨을 계속 켜고 있었다. 평소에도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던 나는 두 차례의 수술과 항암치료로 몸이 더 약해졌는지 너무 추워서 한여름인데도 긴팔과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항암 후유증으로 말초신경병증이 있어 찬바람이 쐬면 손과 발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었다.
며칠을 그렇게 지내는데도 한방을 쓰는 암환우는 내가 추워하는 것을 못 느끼는지 계속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고 지냈다. 하루는 먼저 내 몸의 상태를 이야기하며 실내온도를 조율하자고 하니 미쳐 생각을 못했다며 그렇게 하자고 했다. 3개월을 지내는 동안 같은 방 암환우가 2차례 바뀌기는 했지만 서로 합의하에 절충해서 원만하게 지냈고 한 달 후부터 2개월간은 다른 암환우 없이 혼자서 병실을 사용했다.
처음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암 요양병원에서 받는 면역력 치료 등 부수적인 치료를 받지 않아서 암이 퍼졌다는 생각에 두 번째 암수술 후에는 암 요양병원에서 열심히 치료받으면서 지내왔는데 몸은 점점 기력이 떨어져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시키지 못해 밥을 먹는 것보다 굶거나 죽을 먹을 때가 더 많았었다.
시간이 갈수록 기력이 오히려 떨어져 가던 나는 암 요양병원에서 하루에 두 번 쓰러지는 일이 생겼다. 그 일이 있고는
아무래도 집 가까이 오는 게 나을 듯해서 이번에는 집과 서울 본 병원 중간 위치에 있는 암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세 번째 암 요양병원 생활

세 번째 입원했던 암 요양병원은 2인실이 없고 1인 실과 4인실 그리고 6인실이 대부분이었다. 1인실은 이미 다른 암환우가 입원해있어서 빈병실이 나올 때까지 빈 병상이 있는 6인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8개월간 거의 혼자서만 지내다가 6인실에서 지내려니 모든 것이 불편했다.
병실에 입원하던 첫날 맞은편에 있는 암환우가 내게 "무슨 암인지? 몇 기인 지?"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병실 총무라며 방 규칙을 알려주었다.
불을 끄는 시간과 켜는 시간, 샤워 시간 등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다 같이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고 있는데 일주일씩 당번을 정해서 하고 있다며 회비를 내라고 했다.
그 당시 내 몸상태가 무얼 만들고 할 수 있는 체력이 되지 않았고, 그런 억압적인 분위기가 싫어 나는 해독주스 만들어 먹는 거는 하기 싫다고 거절을 했다.
그러자 총무를 맡은 암환우와 오른쪽 병상에 있는 암환우가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데 그렇게 대답하는 내가 못마땅한 듯했다. 나중에 보니 내 오른쪽에 있는 암환우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맞은편에 있는 암환우는 시키는 대로 따르고 있었다.

창가에 있는 두 명의 암환우와 나는 전이로 인해 수술까지 해서 컨디션이 안 좋아 거의 누워서 지냈는데, 상피내암이라 수술만 하고 항암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오른쪽 암환우는 다른 병실 암환우들과 외출도 자주 하고 활발하게 움직였다. 하루는 다른 방에 마실을 다녀오더니 누워 있는 우리들 쪽을 바라보며"우리 병실이 여기 암 요양병원에서 강남이었는데... 좋은 시절 다 갔네."라고 말했다. 듣는 순간 너무 어이가 없었다. 암 요양병원에 입원까지 할 때에는 힘들어서 입원한 건데 누워있는 암환우가 많아졌다고 좋은 시절 다 갔다고 하니 인격이 의심스러워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6인실에서의 병실생활이 시작되었다. 내 왼쪽 창가에 있는 두 명의 암환우는 조용하게 지내는데 내 오른쪽에 있는 암환우와 맞은편에 있는 연세가 있으신 암환우가 자주 의견 충돌이 생겼다. 

입원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연세 있으신 암환우분이 당번이 되어서 아침 일찍 해독주스를 만들고 있었다. 조그만 믹서기로 5명분을 만드느냐 여러 번 갈고 있는 모습이 너무 번거롭고 힘겨워 보였다.
순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집에 있는 믹서기를 갖다 달라고 했다. 내가 갖고 있던 믹서기는 처음 입원했던 암 요양병원에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느냐고 구입했던 것인데 용량도 크고 성능이 좋아 순식간에 곱게 갈리는 거였다.
남편이 믹서기를 갖다 주워 다음날부터는 그 믹서기로 사용하니 손쉽게 해독주스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해독주스를 만드는데 동참하게 되었다.

 

폐에 종양이 생겨 다시 수술을 받다

입원한 지 10일째 되던 날 본 병원에 정기 검사를 받으러 갔다. 검사 결과를 듣는데 항암치료가 끝난 지 3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다시 양쪽 폐에 암이 생겼다며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폐 수술일정을 예약하고 암 요양병원에 돌아와 자리에 누우니 다른 암환우들이 내가 병원에 다녀온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지 내 표정만 살폈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이야기했다가 한숨을 자고 일어난 후에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다.
항암치료 12번 받은 후 3개월 만에 다시 양쪽 폐에 암이 생겨 수술 날 잡아놓고 왔다고 하니 암 요양병원에서 그동안 치료를 열심히 받았는데도 또 재발했냐고 하며, 남의 일 같지 않은지 모두 걱정을 했다.
양쪽 폐를 수술하고 퇴원해서 암 요양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해 있다가 본 병원에 가서 실밥 제거를 했다. 담당의사 선생님은 항암치료가 끝난 지 3개월 만에 다시 암이 생긴 것은 항암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이번에는 항암치료를 받지 말고 3개월마다 CT 검사를 받아 암이 생기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고 했다.

 

암 요양병원에서의 퇴원

본 병원에서 내려오면서 더 이상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고 싶지 않았다.
10개월간 열심히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면역력 올리는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음에도 폐 전이가 또 되었다는 것은 암 요양병원 치료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6명의 암환우들이 함께 지내기에는 병실의 병상 간격도 너무 좁았고,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도 너무 불편했다.
입원해 있는 한 달 동안 아무하고도 의견 충돌 없이 지냈지만 그것은 모든 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의견 조율할 기력도, 충돌할 기력도 내게는 없어 무조건 참았기 때문이었다.
그중 특히 내 오른쪽에 있던 암환우는 지금 생각해도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다. 건강할 때 같았으면 단둘이 이야기 좀 하자고 해서, 아닌 건 아니라 하고, 나이 든 암환우와도 잘 지내게 했겠지만 나의 오지랖도 기력이 없으니 소용이 없었다.ㅎㅎㅎ
처음 폐 수술을 하고 퇴원해서 통증 때문에 며칠 동안 고생했었기에 폐 수술 후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만 입원해 있으려고 참고 있었던 것이었다.
본 병원에서 실밥을 제거하고 내려오면서 미리 암 요양병원에 퇴원하겠다고 하고 바로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암환우와 가족들이 기억할 것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된 것인데 암을 빨리 완치하고 싶다고 해서 너무 무리해서 운동하거나 무리한 치료를 받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환자는 운동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이 해야 하고, 고주파 온열치료 등 면역력을 올리는 치료도 몸상태를 살피며 조절해야 한다. 기력이 없는 상태에서 고주파 온열치료를 무리하게 받으니, 체력이 더 떨어지고, 체력이 떨어지니 음식물을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먹지 못하니 체력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암환우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는 소리 듣는 것도 힘에 겹고, 정신적으로도 쉼 이 필요하니 가능한 다인실은 피할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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