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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기

[암 투병기]39.항암치료 받으며 음식, 운동, 치료, 하루일과 기록하기

by 토끼랑께 2021. 8. 1.

대장암으로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음식을 먹기가 너무 힘들었다. 항암제 주사를 맞고 3,4시간 후부터 속도 메스꺼워 구토를 시작했다. 항암제 주사를 맞으니 몸이 나른해지고 등에는 덥지도 않은데 식은땀이 흘러 환자복은 물론 침대 시트까지 젖기도 했다. 항암치료 첫날 구토를 하고 나니 다음날 아침식사가 나오는데 음식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울렁거렸다. 그렇게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대장암으로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노트에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내용은 더 구체적으로 기록하게 되었고 기록을 하면서 치료에도 도움이 되었고, 나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도 있었다.

선유도 몽돌해변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음식 먹은 것을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항암치료 1회 차를 끝내고 나서부터 딸의 권유로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퇴원 후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직접 보지 못하니 기록을 남기게 해서 살펴보려고 한다고 했다. 항암치료 후 몸의 반응과 먹은 음식, 그리고 운동 등 모든 것을 기록하라고 했다. 그래야 가족들이 내가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도 알고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암 치료시 기록 노트

딸의 말대로 날짜와 먹은 것을 기록하고 일어난 시간과 운동, 그리고 나의 몸상태를 기록하고 음식에 대한 의견도 기록했다.

첫 항암후 퇴원한 첫날 기록


12.11(목)
첫 항암 후 퇴원
두부, 당근주스
속이 메스껍고 오한에 콧물로 쌍화탕
12.12(금)
5시에 기상
삶은 계란 흰자 1개, 파프리카 1개 사과 1/2개
8시 누룽지 한 그릇과 물김치, 귤 1개
12:30분 누룽지 약간, 매운 족발 3쪽(냄새 역겨움)
오한과 발열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됨
운동: 제자리 10분 걷기
4시: 누룽지 1조각, 귤 반쪽, 번데기 4알
오후가 속이 더 메스꺼워 음식 안 먹고 10시 취침
12.13(토)
6시 30분 기상(전날 푹 잠)
7시 30분 삶은 계란 1개, 마른 누룽지 큰 거 1조각, 귤 반개, 마와 요구르트 간 것 약간
속이 편 함(울렁증 가라앉는 약 계속 먹음)
12시 바지락 칼국수 1/3그릇, 마른 누룽지 귤 1/2, 번데기 5개
5시: 샤부샤부(버섯, 청경채, 숙주, 배추, 쇠고기 약간) 고기가 싫다. 마른 누룽지 역겨움이 많이 가심
변이 염소똥처럼 나와 유산균 먹음

항암치료 당시 기록 노트

기록한 노트의 내용을 보니 헛트림이 자주 난다. 수술부위(케모포트 삽입술)가 약간 아프고 거북하다.
그리고 배변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자주 있다.
그리고 퇴원 후 3일째 되는 날은 손이 물에 닿으면 손끝이 따끔거린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렇게 작성한 것을 항암치료를 받는 날 병원에 가서 딸에게 보여 주면 딸은 주치의에게 증상을 이야기하고, 항암 치료하고 퇴원할 때 약을 처방해 주었다. 다시 병원에서 돌아오면 약을 복용하고 또 반응을 기록했다.

항암치료 후 음식

속이 메스꺼우니 얼큰한 음식을 찾기도 했었는데 먹고 나면 속이 아파 고생을 했고, 속 메스꺼움을 가라앉히려고 마른 누룽지와 번데기를 자주 먹었는데 효과가 있었다. 음식 섭취가 힘들었고 변비가 심해서 야채 주스와 파프리카를 자주 먹었고, 마를 요구르트에 갈아서 미강(쌀눈 가루)을 섞어서 먹었다. 퇴원 후 일주일이 지나면 공복 메스꺼움이 없어졌다. 외식을 하거나 과식을 하면 배에 가스가 차고 설사를 했다.

항암치료 후 운동

항암치료 후 퇴원하고 처음에는 제자리 걷기 10분으로 시작해 30분까지 늘려 나갔다. 퇴원 후 5일째 되는 날부터는 하루 두 번씩 제자리 걷기 운동을 했는데 러닝머신도 5분씩 병행했다. 항암 치료하기 하루 전날까지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어 러닝머신을 30분 동안 걸을 수 있었다. 누워있을 때 수시로 스트레칭을 했다.

항암 2회 차가 첫 항암 때보다 많이 힘들었다.

항암치료 후 퇴원해서 3일 정도는 거의 먹지를 못했고 울렁증 가라앉는 약을 먹고는 약에 취해서 거의 잠만 잤었다.
그리고 음식을 못 먹다 보니 변비가 심해 결국 관장약을 사다 관장을 했었다.
그때 친구가 어떠냐고 전화를 했는데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내가 이야기를 해서 듣는 친구가 눈물이 났었다고 나중에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때는 너무 괴로워 '이래서 암 치료하는 것을 암투병이라고 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선유도 해수욕장

양쪽 폐로 전이가 되어 흉강경으로 수술을 받은 후 다시 12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두 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부터는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항암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그 무렵 딸의 권유로 교회에도 나가기 시작했는데 매주 나가지는 못했었다.
폐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는 노트가 3권으로 늘어났다.
1. 음식 섭취 내용- 암 요양병원에서 식사를 하니 음식에 종류는 많아졌다.
2. 하루 일과와 병원 치료, 운동량
3. 말씀과 찬양 그리고 기도 노트- 함께 입원해 있던 암환우들의 기도제목을 기록해 놓은 것도 있다.

음식 섭취 노트
하루일과와 치료내용
말씀과 기도노트

노트 기록 효과

  • 음식 먹은 것과 몸상태를 계속 기록하다 보니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항암치료를 하려고 입원한 첫날부터 미리 유산균을 처방받아서 먹었다. 그리고 집에서 관장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해서 퇴원하는 날 병원에서 관장을 하고 퇴원을 했다.
  • 퇴원 후 3일 정도는 구토 가라앉히는 약을 먹었는데 약기운에 취해서 잠만자면서 지냈다. 그러다 보니 음식 섭취를 더 못하고, 운동을 못하니 변비가 더 심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항구토제를 처방을 받아오기는 해도 먹지 않고 버텨보았다. 오히려 약을 먹지 않으니 하루 이틀 정도는 더 힘들었지만 몸은 빨리 회복이 되었다.
  • 밥이 제일 먹기 싫었고 항암치료 후 병원에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데 물에서도 냄새가 나서 마시기 힘들었다. 그래서 퇴원 후 바로는 야채와 과일을 착즙을 해서 마셨다. 그리고 야채와 토마토를 생으로 먹지 않고 살짝 익혀서 먹었다. 나중에는 해독주스를 만들어서 수저로 떠서 씹어먹었다. 해독주스는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서도 한동안 꾸준히 만들어 먹었다.
  • 음식이 입에 맞더라고 절대로 과식은 하지 않는다. 과식을 하고 나면 가스가 차고 설사를 해서 먹은 게 다 소용이 없게 되었고 기운만 더 빠진다.
선유도해수욕장

기록을 보니 대장암수술 후 12회의 항암치료와 폐 전이로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은 특별한 식이요법을 하지는 않았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고 힘들 때는 사다가 먹기도 했다. 무엇이든 먹고 기운을 내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다. 단지 항암치료 후 며칠 동안은 자극적인 음식(맵고 짜거나 튀기거나 볶은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서 부드럽고 소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 위주로 먹었다.
음식을 먹고 탈이 났을 때 노트 기록을 보고 평소에 먹지 않다가 새롭게 먹은 음식이 무엇인지 알수있었고 다음에 그 음식을 먹었을 때 같은 반응이 오면 그 음식은 다시는 먹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2차례 24회 차를 받고도 2번째 폐 수술을 했다. 항암치료 후 3개월 만에 또 재발이 된 것은 항암치료가 듣지를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 후 한방치료를 받으며 본격적인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산유도 해수욕장

폐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가 다시 시작되면서 집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나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병행했다.
암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니 항암치료를 받고 와서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도 영양제 수액을 맞으니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감사노트 작성으로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

그리고 그 시절부터 내게 더 큰 힘이 되었던 것은 감사 노트 기록이였다.
암 요양병원에 1주일에 한번 찾아와 암환우들과 말씀을 나누는 권사님이 계셨는데 그분 권유로 감사노트를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침에 눈을 뜨게 해 주심에 감사했고, 항암치료 중 기절하지 않고 마치게 해 주심에 감사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암은 그래도 복된 질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고나 뇌출혈로 그리고 심장마비로 가족과 이별의 말 한마디 못하고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에 비하면 가족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감사했다.
감사의 마음이 생기니 힘든 치료를 받으면서도 기쁨이 넘쳤고 나보다 더 힘든 다른 암환우들을 섬길 수 있었다.
감사노트에 마음에 감동을 준 말씀과 찬양을 옮겨 적어 놓고 다시 읽고  찬양하면서 그 시기를 보낼 수 있었다.
종교와 상관없이 매일 감사노트를 적어보길 권해본다. 감사의 글이 쌓이는 만큼 감사할 일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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