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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동지죽 만들기/ 동지 팥죽 만들기/팥 칼국수 만들기

by 토끼랑께 2022. 12. 23.

동지가 되면 붉은팥이 액운을 막아준다면서 동지팥죽을 만들어 먹는 전통이 있다.
내가 어릴 적, 친정엄마는 해마다 동짓날에 가마솥으로 하나 가득 팥죽을 끓이셨다.
어른들은 동지팥죽을 맛있게 드셨지만, 나는 팥죽이 너무 싫어서 먹지 않았었다.
바로 끓인 팥죽도 싫었지만, 식어서 밥알이 불고 되직해진 팥죽은 더욱 먹기 싫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싫어하던 팥죽이 너무 맛이 있어서, 동지가 아니어도 겨울철 별식으로 챙겨 먹는 다.
팥죽을 좋아하게 된 것은, 6년 전 담양에서 몇 개월 동안 머물 때 동지죽을 먹게 되면서부터였다.
전라도에서는 평택에서 동지팥죽이라고 하는 것을 동지죽이라고 했다.
팥물에 찹쌀새알만 넣어 끓인 것을 동지죽이라고 하고, 팥물에 칼국수를 넣고 끓인 것은 팥칼국수라고 불렀다.
처음 먹어본 동지죽이 맛이 있었고 그 후에 먹게 된 팥칼국수도 아주 맛이 있었다.
그 후로는 전남지역에 가면 일부러 동지죽이나 팥칼국수를 사서 먹고는 했다.

평택식 동지팥죽

오전에 팥을 삶아놓고 친구 가게에 갔다가 친구 이모가 동지팥죽을 끓여 오셔서 나눠 먹게 되었다.
어릴 적에 친정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동지팥죽과 같은 방법으로 만든 팥죽이었다.

동지 팥죽


친구이모님에게 예전에 친정엄마는 팥을 삶은 후 체에 걸러서 팥물을 내셨는데, 요즘은 대부분 믹서기에 갈아서 사용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믹서기에 갈아서 만든 것보다 체에 걸러서 한 것이 맛있으니 체에 걸러서 만들라고 하셨다.

동지죽 만들기(동지팥죽 만드는 방법)

팥 삶기

재료: 붉은팥 5컵(1000ml), 물 6리터

1. 팥을 넣은 쟁반에 한 움큼 씩 담아 벌레 먹은 팥과 찌그러진 팥, 그리고 이물질을 골라낸다.

2. 팥에 베이킹소다 1스푼을 넣고 양손으로 팥을 비비며 씻어 준 후 맑은 물로 여러 번 헹구어 준다.
깨끗이 씻은 팥은 8시간 이상 물에 불려준다.
팥을 불리지 않고 삶으면 시간이 2~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여유 있게 불려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냄비에 넣고 팥이 충분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후 가열한다.

4. 팥이 끓기 시작하면 10분 정도 끓인 후 팥물을 버리고 한번 찬물에 헹구어 소쿠리에 건져놓는다.
5. 한번 삶아낸 팥을 다시 냄비에 넣고 물 6리터를 넣어 한 시간 이상 삶아준다. 이때 처음 20분은 가장 센 불로 뚜껑을 열고 팔팔 끓여준 후 냄비뚜껑을 어슷하게 닫고 중불로 1시간 정도 끓여준다.

찹쌀 새알 만들기


재료: 찹쌀가루 3컵(600ml), 소금 3꼬집, 물 250ml

1. 익반죽 하기
찹쌀가루 3컵에 소금 3꼬집을 넣고, 팔팔 끓인 물 250ml를 조금씩 소분하여 부어주면서 수저로 섞어준다.

2. 찹쌀가루가 물과 서로 엉겨서 망울망울해지면, 손으로 주물러서 반죽을 치대 준다.

3. 비닐팩에 10분 이상 넣어두면 반죽이 더 부드럽고 찰져진다.

4. 찹쌀반죽을 가래떡 모양으로 만든 후 조금씩 떼어 양 손바닥으로 비벼 동그랗게 만들어 준다.

찹쌀 새알

팥물 만들기(팥물 거르기)

팥 삶기

1. 팥을 한 시간 정도 삶은 후, 팥알이 잘 으깨지는지 손으로 눌러본 후 잘 으깨지면 불을 끈다.
바로 팥물을 내리면 손이 뜨거우니 열기를 식혀준 후 팥물 내리기를 하는 것이 좋다.(오전에 팥을 삶아놓고 나갔다 왔더니 적당히 잘 식어서 만들기가 수월했다.)

2. 면장갑이나 고무장갑 위에 위생장갑을 끼고 팥을 으깨준다.

3. 굵은 채에 팥물을 걸러준다. 손으로 덜 으깨진 팥을 계속 으깨주면서 눌러서 팥물을 내린다.

팥물 내리기

4. 거친 체에 팥물을 내린 후, 팥물에 앙금이 가라앉을 때를 기다렸다가 위에 맑은 팥물만 덜어내어 팥껍질에 섞은 후 다시 물을 내리는 것을 3번 정도 반복해 준다.

5. 1차 팥물이 다 컬러지만 2차 팥물은 처음보다 고운체를 사용해서 다시 걸러준다.
팥물은 물에 비율을 높이면 싱거워져서 농도 조절을 잘 해야한다.

6. 고운체에 다시 팥물을 거르면 다시 찌꺼기가 나온다.

7. 고운체에 거른 팥물을 가라앉은 앙금까지 골고루 섞어 나중에 먹을 팥물을 덜어낸다. 팥물이 적은 경우는 그대로 해도 되는데 팥 5컵(1리터)으로 만든 팥물이 4리터 정도 되어서 2리터는 플라스틱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보관했다.

동지죽 끓이기


재료: 팥물 2리터, 칼국수 1인분, 찹쌀 새알(찹쌀가루 2컵 분량)

1. 팥물 앙금을 가라앉힌 후 맑은 팥물 1리터를 냄비에 담아준다. 앙금은 처음에는 냄비에 넣지 않는다.

팥물

2. 팥물이 끓기 시작하면 칼국수 또는 찹쌀새알을 넣고 끓이면 되는데 오늘은 칼국수와 새알 모두 넣고 동지죽을 끓이려고 한다. 개인기호에 따라 따로따로 끓여도 된다.

찹쌀 새알과 칼국수면

3. 칼국수를 먼저 넣고 끓인다.

2. 칼국수를 먼저 넣고 4분 정도 지나면 찹쌀 새알을 넣고 6분 타이머를 해놓는다.

3. 찹쌀 새알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남겨놓았던 팥앙금을 넣어준다.(온도차를 줄이기 위해 전기밥솥에 팥앙금을 넣고 재가열을 했다.)

4. 팥앙금은 가라앉아 바닥에 누를 수 있기에 주걱으로 바닥까지 열심히 저어주어야 한다.

동지팥죽 만들기

5. 시간이 경과하면서 찹쌀새알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6. 팥죽이 끓을수록 계속 찹쌀새알이 떠오르는 게 보인다. 찹쌀새알이 다 떠오르면 다 익은 거여서 불을 꺼도 된다.

7. 찹쌀새알이 다 떠오르면 동지죽이 완성된 덧이다.

동지 팥죽
동지 팥죽

동지팥죽이 완성되면 그릇에 담아내고 동치미와 소금을 함께 담아내면 된다.
소금은 끓일 때 넣어도 되는데 먹을 때 넣어도 된다.

동지 팥죽

남편과 둘이 동지팥죽을 한 그릇씩 먹고 두 그릇이 남았다.
동지팥죽을 먹는 사이에 그릇에 담아놓은 동지팥죽이 더 걸쭉해졌다.
저녁에 퇴근하는 아들 몫으로 남겨 놓았다. 냉장고에 넣어둔 팥물은 내일 딸 가족이 오면 만들어 주려고 한다.
이렇게 팥물을 넉넉히 만든 후 동지죽이나 팥칼국수 바로 먹을 양 만 만들어서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막상 만들어 보면 큰 기술이 없이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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