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밥

명절 음식 활용 모둠전으로 전골요리(잡탕찌개) 만들기

by 토끼랑께 2022. 9. 16.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감염예방을 위해 사람들 간에 거리두기가 강화되었고, 그로 인해 2년 전 추석명절부터 4번의 명절을 가족들이 다 함께 한 자리에 모이지 못했었다.

시아버님을 모신 납골공원에도 명절 연휴에 방문을 하지 못하게 폐쇄를 해서, 2년 동안 명절 연휴 전에 형제들이 각자 성묘를 해야만 했었다.
가족들이 다 모이지 못하다 보니 명절 음식은 간단하게 하고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만들어 먹고는 했었다.
이번 추석명절은 다행히 거리두기가 완화가 되면서 시아버님을 모신 납골공원에도 명절 연휴에 방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명절날 아침 납골공원으로 형제들이 모여 성묘를 먼저 한 후 우리 집에 다 같이 모여 늦은 아침을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다 함께 보내는 명절이어서 음식을 넉넉히 만들어서 함께 나눠 먹었다.

잡탕찌개(모듬전찌개)

남편은 이번 명절에는 잡탕찌개(섞어찌개)를 끓여서 먹자고 했다.
잡탕찌개는 시댁에서 오래전부터 명절에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몇 해 전에 방송에서, 우리 가족들이 잡탕찌개라고 하는 이 전골요리를 섞어찌개, 모둠전 찌개라는 이름으로 만드는 방법이 방영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동안은 우리 집에서만 만들어 먹고 있는 음식인 줄 알고 있었는데 방송으로 나오는 것을 보니 무척 신기했었다.


잡탕찌개는 결혼해서 첫 명절에 시댁에서 처음으로 먹어 보았다.
시어머님이 명절날 저녁에 잡탕찌개를 만들어 주셨는데, 친정에서는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었다.
시어머님이 만드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속으로 '정말 완전 잡탕이네...' 하는 생각을 했었고 무슨 음식을 저렇게 해서 먹나 하고 의아해했었다.
하지만 막상 잡탕찌개를 먹어보니 맛도 있고 기름진 명절 음식으로 느끼해진 속도 개운해졌다.
그 후로도 시댁에서는 명절이 되면 잡탕찌개를 꼭 만들어 먹었고 어느새 나도 그 맛에 익숙해졌다.

모듬전
녹두전
고사리나물
잡채
냉동실 모듬전

시댁 식구들이 일찍 돌아가서 명절 연휴 동안에는 잡탕찌개를 끓여먹지 못하고 며칠이 지나서야 끓여 먹게 되었다.

명절 음식으로 만드는 전골요리 잡탕찌개(모둠전 찌개)

재료(4인분)

사골육수 500g, 모둠전, 고사리나물, 고구마 줄기(나물은 종류는 상관이 없다.), 잡채, 산적, 고추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대파 1 뿌리, 치즈 1장

전골 재료
전골 육수

1. 명절에 끓여놓은 육수 1리터를 전골냄비에 넣고 먼저 끓여준다.(끓여놓은 육수가 없어 시판하는 사골곰탕 500g에 생수 500ml를 넣었다.)

육수

2. 사골육수가 끓으면 나물을 먼저 넣어준다.

2. 잡채와 산적 썰은 것을 넣어주고 냉동실에 있던 모둠전도 넣어준다.(잡채를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것을 사용했다.)

3. 재료를 모두 넣은 후 고추장 2큰술을 넣어준다. 고추장을 풀지 않았도 끓으면서 섞인다.

4. 다진 마늘 1큰술을 넣어준다.

5. 끓기 시작하면 대파를 넣어준다.

6. 대파를 넣은 후 한소끔 끓으면 치즈 한 장 넣어준다.

이 치즈는 수입치즈다.
결혼 당시 80년대 후반이었는데 시댁은 송탄이었다. 그 당시는 정식 수입은 아니고 미군부대를 통해 나오는 치즈를 구입해서 먹었는데 송탄 부대찌개에도 주로 들어가는 치즈였다.
찌개에 넣으면 쉽게 녹고 국물에 잘 풀어진다.
처음 잡탕찌개를 끓여 먹을 때 넣었던 것이어서 지금도 항상 이 치즈를 넣어야 그 맛이 나는 것 같다.

치즈를 넣으면 국물이 조금 더 걸쭉해지기도 하고 깊은 맛이 난다.(개인 취향이니 가감해도 된다.)

잡탕찌개(섞어찌개)

7. 전골 위에 올린 치즈가 녹아내리면 잡탕찌개가 완성된다.

요리 TIP

1. 명절 음식으로 만드는 전골요리는 오래 끓이면 절대로 안된다.
2. 즉석에서 먹을 양만 끓여야 한다.
3. 재료는 전하고 나물만 있으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떡국떡, 갈비 등을 넣어도 좋다)

녹두전과 밀전의 경우 오래 끓이면 풀어져서 국물이 너무 걸쭉해질 수도 있고, 다른 음식도 이미 조리가 다 되었던 음식이기에 오래 끓일 필요가 없다.
육수만 끓여 놓았다가 상차림이 끝난 후 재료를 모두 넣고 신속하게 끓여서 내어 놓는 것이 좋다.

명절 음식을 만든 전골요리

전골요리는 먹기 직전에 섞은 후 덜음 그릇에 담아서 먹으면 된다.

전의 모양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고 전골에 넣었기에 아주 부드럽다.

남편과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았지만 오랜만에 끓여서인지 너무 맛이 있어 얼마 남기지 않고 거의 먹었다.

시어머님은 명절에 거의 10가지 전을 큰 채반으로 5 채반 정도를 부치게 했었다.
명절 음식을 많이 해서 냉장고가 가득 찼고, 냉장고에 넣지 못한 전이 상할까 봐 명절 기간 전을 여러 번 반복해서 프라이팬에 굽게 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전이 뻣뻣해져서 먹기가 나빴는데 잡탕찌개를 끓이면 순식간에 다 먹을 수 있었다.
동서들도 잡탕찌개를 좋아했는데 집에 가서 끓이면 그 맛이 안 난다고 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육수만 부어서 끓일 수 있게 재료를 골고루 담고 고추장과 마늘까지 넣어서 줬다.
지금 생각하면 잡탕찌개를 밀 키트로 만들어 줬던 것 같다.

혹시 지금, 시댁이나 친정에서 가져온 모둠전이 식어서 뻣뻣해져 있거나 잡채와 나물이 냉동실에 들어가 있다면...
한 번 만들어 보길 추천해본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