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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프랑스자수 기초수업 완성하기 2년만에 마무리한 자수

by 토끼랑께 2022. 6. 2.

2년 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일상생활의 많은 것들이 멈추어지고 말았었다.
건강을 위해 한 달에 2번씩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산림욕을 하러 가던 것도 가지 못했고, 주 2회 다니던 요가도 다닐 수 없었다.
지인들과의 만남은 물론 가족들과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다 같이 만나지 못했다.
집안일을 하고, 뒷동산을 걷고, 오후가 되면 친정엄마 저녁밥 챙기러 다니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무료했다.
새 아파트로 이사했지만 인테리어 쪽으로는 관심도, 재주도 없던 나는 자수를 배워 집안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랑스자수 아뜰리에 라솜 평택점

자수를 배우기 위해 여러 곳을 검색을 하다가 집에서 걸어서 다녀도 될만한 곳에 프랑스 자수 공방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화로 방문 약속을 하고 찾아간 공방은, 프랑스 자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자수 수업을 하고 있었다. 우선 본인이 하고 싶은 자수 종류를 선택한 후 기초 수업할 코스를 정하게 된다.
수업의 종류에 따라 수강 횟수가 다른데 야생화 자수를 놓고 싶었다고 했더니 12가지 작품이 있는 6주 코스를 추천해 주었다.

자수 기초 수강하기

자수에 필요한 도안과 천은 수업료에 포함이 되어있었고 수틀과 실 그리고 다른 재료는 직접 구입해야 한다.
자수 수업을 정식으로 받아보는 것은 중고등학교 가정 시간 이후로 처음이다.
막상 스티치 수업이 시작되니 몇십 년이 지났는데도 신기하게 그 시절 배웠던 스티치가 기억이 났다.

자수 수업 필기 노트

수업은 2시간씩 진행하는데 스티치를 배울 때는 연습천에 놓으며 배운다.
1회 수업에 4가지 스티치를 배우는데, 연습한 스티치를 활용해서 2개의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전구 불이 들어오는 유리판 위에 그림 도안을 놓고 그 위에 천을 놓는다. 도안 그림자 모양을 따라 자수 펜(열 펜)으로 천에 그림을 그려준다.
다음 수업까지 천에 그린 도안에 배운 스티치로 수를 놓아오는 것이 숙제다. 기억력이 워낙 안 좋아서 집에 와서 수를 놓을 때 생각이 나지 않을까 봐 노트에 열심히 기록을 한다.

자수 수업 5~6회차

마지막 수업까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배웠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12가지 자수를 완성하면, 선생님이 자수 놓은 천 가장자리에 예쁜 레이스를 붙여 준다고 했었다.
그런데 마지막 한 개를 남겨놓고 목디스크가 재발이 되어 병원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당분간 자수를 하지 말라고 했다.
결국 한 개를 남겨둔 채 자수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지난주 작은방 진열장을 정리하다가 자수 수업하던 천과 실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시 찾은 아뜰리에 라솜 평택점

그동안 잊고 지냈는데 수놓은 천을 보니 자수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림본이 지워졌고 샘플사진도 날아가서 혼자서는 수를 놓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너무 흘러 기억할까 염려하면서 아뜰리에 라솜을 찾아갔다.

여전히 자수 공방에는 여러 가지 자수로 수를 놓은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프랑스 자수 아뜰리에 라솜 평택점

수강시간
화, 수, 금, 토(월, 목, 일 휴무)

  • 오전 11:00~ 13시
  • 오후 14:00~16:00
  • 저녁 18:00~20:00

아뜰리에 라솜 내부에 들어가니 내부 공간배치가 완전히 달라져 있다.

프랑스자수 실
자수 수업 도구

자수실 숫자도 훨씬 많아진듯하고 자수 수업 도구도 다양하게 있었다.

야생화 자수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에게, 원래 목이 좋지 않았었는데 통증이 심해져서 마무리를 못했다며 시간이 오래되었지만 한 개 남은 것을 배울 수 있느냐고 했다.
선생님은 다시 가르쳐줄 테니 갖고 오라고 해서 수업시간을 예약하고 돌아왔다.

벽가리게

약속한 날짜에 자수 놓던 재료를 갖고 공방에 방문했다.
공방에는 두 명의 수강생이 자수를 놓고 있었다. 2년 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같은시간에는 한 명만 수업을 했었다.

야생화 수업
야생화수업

야생화를 수놓고 있는 모습을 보니 처음 자수를 하고 싶었던 때 생각이 나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자수바늘과 실
리본자수를 놓은 손가방
리본자수 손가방
리본자수

한 수강생이 리본 자수를 놓고 있는데 완성된 손가방이 너무 예쁘다.
모양이 너무 예뻐서 선생님에게 " 저도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하니 "저분들은 수놓은 지 2,3년이 지난 분들입니다."라고 대답한다.
ㅎㅎㅎ

기초 수업 샘플
마지막 수업 샘플

선생님이 내가 수놓을 자수 샘플과 도안을 찾아왔다.

다시 잡은 자수틀과 바늘

전혀 기억나지 않았던 스티치가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기억이 났다.

자수 놓기(ribbed spider web)

예전에 배울 때 필기한 노트를 꺼내놓고 수를 놓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수를 놓으니 뜻대로 되지를 않는다. 실과 씨름하는 사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끝까지 마무리를 하려면 몇 시간이 걸릴듯해서 나머지는 집에서 하려고 짐을 챙겼다.

처음 수업을 받을 때 자수를 완성하면 가장자리에 레이스를 달아 준다고 했었는데, 집에 가서 나머지를 완성하겠다고 하니 재봉틀로 레이스를 달아주었다.
그리고 연습용 천 가장자리도 풀리지 않게 박음질을 해 주었다.

미완성 자수

 

연습용 천

레이스를 달아놓으니 느낌이 다르다.

기초 자수 완성

오랜만에 수를 놓아서인지 같은 자리에 같은 크기로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를 않아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수를 놓았다.
6주간 다니며 배웠던 프랑스 자수 기초를 2년 만에 드디어 완성되었다.
다시 자수를 시작할지는 미지수지만 무료했던 시간에 배웠던 자수 배우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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