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밥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이 끓여주시던 된장찌개 만들기

by 토끼랑께 2022. 3. 15.

우리 집 된장찌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끓인다.
하나는 친정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방법으로 끓이는 된장찌개이고, 하나는 시어머님이 끓여 주시던 방법대로 끓이는 된장찌개이다.
오늘 이 두 가지 된장찌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친정엄마표 된장찌개

친정엄마는 멸치국물로 미리 육수를 내서 끓이는 적은 거의 없었다. 기억으로는 할머니가 생선 비린내를 싫어하셔서 멸치를 못 넣게 하셨던 것같다.
친정엄마는 농사일에 늘 바빴고 불을 때서 밥을 하던 시절에 살림을 하셨던 분이어서, 쌀뜨물에 된장을 풀어 신김치를 헹구어 넣거나 시래기를 넣고 만들 때가 많았다. 여름이면 감자나 호박을 넣고 끓여주셨는데 뒷동산에서 버섯을 따오면 버섯이 추가되기도 했다.
된장찌개에 넣는 재료가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엄마의 손끝에서 손쉽게 뚝딱 완성되는 그 된장찌개는 거의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맛이 있었다.

재료
쌀뜨물 800ml, 된장 2큰술, 감자 1개, 애호박 1/2개, 양파 1/2개, 느타리버섯, 두부 1/2모, 청양고추 2개, 대 파1 뿌리 다진 마늘 1큰술, 멸치다시다 1작은술

쌀뜨물

1. 쌀뜨물 800ml에 된장 2큰술을 넣어 풀어준다.

감자 양파

2. 야채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는다.

3. 된장 물이 끓으면 감자를 먼저 넣어준다.

4. 애호박과 양파 버섯 다진 마늘을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준다.

5. 멸치다시다 1작은술을 넣고 중불로 5분 이상 끓여 준다.

6. 두부와 풋고추 파 썰은 것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준다.

친정엄마 표 된장찌개

친정엄마 표 된장찌개는 특별한 재료 없이 집에 있는 재료를 적당히 넣고 끓이면 되어서 빠르고 손쉽게 끓일 수 있어서 좋다.
친정엄마가 넉넉하게 끓인 된장찌개는 여러 끼를 다시 끓여서 먹었는데 먹을수록 더 진하고 구수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까지는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담가놓으신 집된장을 먹고 있지만 몇 년 지나면 이 된장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친구는 시어머님과 친정엄마가 모두 돌아가셔서 집된장 먹어본지가 오래되었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여러 회사 된장을 골고루 섞어서 냉장고에 한 달 정도 숙성시킨 후 먹고 있는데 집된장 맛과 비슷하다며 엄마 된장 떨어지면 만들어 보라고 권유하는데 어찌 친정엄마 된장 맛을 따라오랴 싶다.

2. 시어머님 표 뽀글 된장찌개

결혼 후 시댁에 살며 먹게 된 된장찌개는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었다.
작은 뚝배기에 걸쭉하게 끓이는 뽀글 된장찌개였는데, 시어머님은 뽀글장이라고 이름 지어 부르시고는 했다. 시댁 식구들이 뽀글장을 무척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뽀글 된장찌개를 만들어야 했다.
뽀글 된장찌개의 특징은 모든 재료를 잘게 다지는 것과 전분이 들어가 국물이 적고 걸쭉하다는 것이다.
국물을 떠서 먹기보다는 밥 위에 뽀글장을 한 스푼 얹어 비벼서 먹으면 더 맛있다.

재료
애호박 1/2개, 양파 1/2개, 풋마늘 4줄기, 팽이버섯 1/3개, 청양고추 3개, 다진 돼지고기 1큰술, 간 마늘 1작은술, 감자전분 1작은술, 된장 3큰술, 멸치육수 2컵(400ml), 표고 육수 1컵(200ml) (표고 육수는 선택), 두부 1/2모

다진 호박
다진 풋마늘
다진 팽이버섯
다진양파
청양고추

1. 멸치 육수를 끓이는 동안 된장찌개에 넣는 모든 재료를 곱게 다진다. (시어머님은 모든 재료를 훨씬 곱게 썰고는 하셨다.)

뽀글 된장찌개에 넣을 다진 야채
다진마늘
갈아놓은 돼지고기
감자 전분
된장 3큰술
된장 찌개 재료

2. 된장찌개에 들어갈 모든 재료를 큰 그릇에 담고 멸치육수 한 컵(200ml)을 먼저 부어주면서 재료를 골고루 섞어준다.

3. 멸치육수를 추가로 1컵(200ml) 더 넣어준다.

4. 골고루 섞은 뽀글 된장찌개 재료를 작은 냄비에 옮겨 담아준다. 뚝배기를 사용하는 분은 뚝배기에 담아주면 된다.

5.. 국물이 되직해 보이는데 멸치육수가 없어 표고버섯 육수를 한 컵(200ml)을 넣어주었다. 주로 멸치육수만으로 만드는데 표고버섯을 넣었어도 완성된 맛이 좋았다.

뽀글 된장찌개

6. 된장찌개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10분 정도 바닥이 눌지 않게 저어주며 끓여준다. 전분이 들어가서 저어주지 않으면 바닥이 눌러서 탈 수도 있다.
된장찌개의 농도가 적당해지면 썰어놓은 두부를 넣고 센 불로 한소끔 더 끓여준다.

뽀글장

7. 두부가 동동 떠오르면 불을 끄면 된다.

뽀글 된장찌개 (뽀글장)

시부모님 두 분 모두 이북이 고향이신데, 시어머님은 한 번도 시골생활을 해보신 적이 없고 사회생활을 하신 적도 없이 집안 살림만 하셨던 분이시다.
시어머님이 만드셨던 뽀글 된장찌개는 맛은 좋은데, 재료를 곱게 다져야 하는 것과 끓일 때 지키고 서서 바닥이 눌지 않게 저어줘야 하니 번거로워서 자주 만들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해서 가끔 한 번씩은 만드는 메뉴이다.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니 찌개의 농도가 달라 보인다.
집집마다 된장 맛도 다르고 끓이는 방법도 조금씩은 다르지만, 사람마다 엄마가 끓여주시는 된장찌개가 최고로 맛있는 된장찌개 일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