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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설 명절 동부콩으로 동부 부침개 만들기

by 토끼랑께 2022. 1. 25.

어릴 적 명절이 돌아오면 며칠 전부터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었는데, 명절에 만드는 여러 가지 음식 중 전을 부치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큰일이었다. 전의 종류가 다양하고 양이 많아 두 작은엄마는 물론 이웃에 사는 당숙모 두 분까지 와서 하루 종일 부침개질을 했었다.
전을 부치는 날은 차례상에 올릴 것을 먼저 부친 후에야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친정엄마는 부침개 부치는 냄새를 맡으며 먹고 싶어 하는 가족들을 위해 동부로 먼저 부침개를 만들게 했었다.
보통 동부는 기피를 내서 송편 속이나 떡고물로 많이 사용하는데 불린 동부를 갈아서 부침개를 만들어 먹어도 맛이 좋았다.
녹두 대신 동부에 불린 다시마와 대파 또는 배추를 얹어 부친 후 제사상에 올리기도 하는데, 이렇게 바로 가족들이 먹기 위해 만들 때에는 김장김치를 길게 얹어서 부친다. 바로 부쳐낸 뜨끈한 동부 부침개를 길게 쭉쭉 찢어서 먹으면 맛이 아주 좋았다.

기피낸 동부
깐 녹두
동부와 녹두

동부와 녹두는 부침개를 만들었을 때 맛이 비슷하기는 한데 식으면 동부전이 좀 더 뻣뻣하다.
그리고 동부 가격보다 녹두 가격이 몇 배가 더 비싸다. 그래서 시골에서 비싼 녹두보다 동부로 전을 해먹기도 했었던 듯하다.
친정엄마는 시장에서 갈아서 파는 녹두 반죽은 수입이거나 동부를 섞어놓은 것이 있으니 잘 구입해야 한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녹두와 동부는 갈아놓으면 녹두는 연둣빛이 돌고 동부는 하얀빛이 돈다.
동부전을 제사상에 올리는 전들보다 먼저 부쳐서 가족들과 부침개질하는 작은엄마들과 당숙모들이 먹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고기전이나 생선전을 만들 때 먹고 싶어 할까 봐 미리 동부전으로 배를 채우게 했던 것 같다.

동부 부침개


지난가을 아들이 철원 큰 형님댁에 갔을 때 농사지은 곡식과 채소를 보내면서 동부를 함께 보내 주셨다.
동부를 보니 어릴 적 먹었던 동부 부침개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당숙모 댁에 동부를 갖고 가서 맷돌에 갈아 왔다.
집에 후드 믹서기가 있다면 아래 사진처럼 거칠게 갈아 주면 좋다.
설 명절이 가까워오니 동부 부침개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어려서 만들어 주신 것을 먹어만 보았는데 녹두부침개 만들듯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부 부침개 맛있게 만드는 방법

 

동부콩으로 부침개 반죽 만들기와 김치 준비하기

재료
간 동부 2컵(500ml), 생수 2컵(500ml), 김장김치 10장, 찹쌀가루 4큰술, 소금 1작은술

갈은 동부

1. 맷돌에 갈아놓은 동부 2컵을 물에 담가 3시간을 불려준다.

2. 동부가 불어나면 여러 번 헹구며 동부 껍질을 물에 흘려버린다. 동부 알맹이만 남겨준다.

동부 비교

마른 동부를 물에 불리니 두배로 불어났다.

3. 물에 불린 동부를 믹서기에 담으니 1000ml가 조금 못되게 담겼다.

4. 동부가 담긴 믹서기에 생수 두 컵(500ml)을 부어주니 1000ml 정도 양이된다. 물은 동부가 갈아질 수 있게 한 컵 정도만 부어도 될 듯하다.

5. 동부가 불어서 연하기 때문에 믹서기는 5초에서 10초 정도만 돌려줘도 된다. 녹두나 동부는 너무 곱게 갈면 식감이 별로 좋지를 않다. 거칠게 가는 것이 먹을 때 더 고소하고 식감이 좋다.

6. 믹서기에 간 동부가 묽어서 이기도 하고, 동부 부침개는 식으면 뻣뻣해서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찹쌀가루를 넣어준다. 묽기에 따라 양을 조절하면 되는데 찹쌀가루 4큰술을 넣어주니 농도가 적당했다.

동부 반죽

7. 우선 두쪽만 부쳐보기로 했다.

김장김치는 속을 털어주고 김치 국물을 손으로 짜낸 후 잎사귀 끝부분은 가위로 잘라주는 것이 깔끔하다.
우선 김치만 얹어 부침개를 만들어 맛을 보고 맛이 부족하면 남은 김치를 송송 썰어 돼지고기 등 다른 재료를 넣어 버무린 후 부침개를 해볼까 한다.

동부 부침개 부치기

 

1.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유와 들기름을 반씩 넣어준다.

 

2. 프라이팬에 믹서기에 갈아놓은 동부 반죽을 한국자 부어준 후 동그랗게 펴준다,

3. 김장김치 두 장을 얹어준 후 동부 반죽을 위에 살짝도 얹어 준다.

4. 가장자리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뒤집어서 뒤집게로 꼭꼭 눌러주며 부친다.

5. 첫 작품은 김치 양념 때문에 거뭇거뭇하긴 해도 찢어지지 않고 잘 부쳐졌다.

김치까지 찢어서 동부전 맞을 보니 맛이 기가 막히게 맛이 좋다.
굳이 김치를 썰어서 양념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맛이 있고, 어렸을 적에 먹었던 그 맛이다.
순간 혼자 먹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웃동에 사는 지인을 불렀다.
둘이서 동부 김치전 두쪽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동부 부침개를 10년도 넘어서 먹어본 듯하다. 기억을 더듬어 만든 동부 부침개가 아주 만족스럽다.
지인이 가는 길에 한쪽을 부쳐서 주었다.
이제 남은 동부 반죽은 남편이 들어오면 바로 부쳐서 먹게 해 줘야겠다.
모든 부침개는 부친 그 순간에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지만 동부는 유난히 더 그렇다. 식으면 수분감이 사라져 뻣뻣해서 맛이 덜해진다.

저녁시간 남편이 퇴근할 시간이 지나는데도 오지를 않아 전화를 해보니 저녁을 먹고 들어온다고 했다.
반죽에 소금 간을 했기에 너무 오래되면 반죽이 삭을 까 봐 어쩔 수 없이 남은 반죽을 다시 부쳤다.

 

동부 김치 부침개

이번에는 김치를 길게 반을 자르고 잎사귀 끝부분을 잘라내고 얹어 부쳤다.
남은 반죽을 큼직하게 부치니 두쪽이 되었다.

동부 김치전

늦은 저녁에 귀가한 남편은 부침개를 보더니 한쪽 먹게 데워 달라고 한다.
프라이팬에 다시 구워서 남편에게 주니 맛있게 먹는다. 한쪽을 찢어 먹어보니 찹쌀가루를 넣어서인지 바로 부쳤을 때 만은 못해도 확실히 덜 뻣뻣하고 맛이 있다.

동부 김치전

며칠 후 고기를 넣는 것을 좋아하는 식구 때문에 동부 김치전을 다시 만들었다.
동부를 갈아서 반죽을 만드는 것 까지는 똑같은 방법으로 하고 김장김치를 송송 잘게 썰은 후 돼지고기 간 것과 대파를 넣고 골고루 주물러 양념을 따로 만들었다. 부침개를 부칠 때 반죽과 양념을 섞어서 바로 부쳐내니 역시 고기가 들어가야 더 맛이 있다고 한다.

각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만들어 먹으니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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