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냉이무침 맛있게 만들기 / 냉이 손질 하는 방법

요즘은 냉이를 하우스에서 재배를 해서 팔고 있기에 직접 들에 나가 캐지 않아도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다.
그럼에도 어릴 적 추억도 생각나고 직접 캐는 재미도 느껴보고 싶어서, 어제 뒷동산을 넘어 배 과수원 옆에 있는 밭에서 냉이를 캐왔다.
보통 한겨울 눈을 맞고 자란 냉이는 봄이 시작되면 캐서 먹기 시작한다. 봄철 냉이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잎사귀도 부드럽고 뿌리가 달큼해서 먹기에는 제일이다.
봄철 냉이를 캐어 먹다 보면 냉이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는 잎사귀와 뿌리가 억세어져서 더 이상 냉이를 캐어 먹지는 않는다. 대신 냉이 꽃이 피기 직전에는 냉이 꽃대만을 꺾어와 삶은 후 무침이나 된장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그 맛도 좋았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봄에 꽃을 핀 후 맺은 꽃씨가 떨어져 새롭게 자라난 냉이가 자라서 늦가을 냉이를 캐서 먹을 수가 있다. 이때의 냉이는 뿌리가 가늘고 짧고, 냉이 잎사귀가 풍성해 잎사귀 맛으로 먹는다. 어른들이 "가을 냉잇국은 문을 걸어 잠그고 먹어야 한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냉이 무침

지난주에 뒷동산 산행을 하면서 배 과수원 쪽으로 걸어가는데 호밀을 베고 난 빈 밭에 아주머니 몇 분이 거닐며 냉이가 많이 있다며 다음에 캐러 와야겠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밭을 들여다보니 정말 군데군데 냉이가 보였고, 나 역시 냉이를 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이

호미

냉이는 어릴 적 친정엄마를 따라다니면서 캐보았는데 커서는 캐본 기억이 거의 없다. 몇 년 전 친구랑 운동을 하다가 막대기로 몇 개 캐서 된장찌개에 넣어 먹은 기억이 마지막인 듯하다.
오래간만에 냉이를 캐어보고 싶어 돌아오는 길에 당숙 댁에 들려 호미를 빌려왔다. 다음날 냉이를 캐러 가기 위해서였다.

냉이 캐기

냉이를 캐러 가기 위해 호미를 빌려다 놓았는데 다음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땅이 꽁꽁 얼어 버렸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을 나섰다가 불어오는 매서운 찬바람 때문에 바로 뒤돌아서 집으로 왔다. 이틀간 날이 춥더니 일요일 눈이 내리고 나니 어제는 날씨가 많이 풀렸다. 다시 날이 추워지기 전에 얼른 냉이를 캐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미를 들고 뒷동산을 너머 배 과수원 옆에 있는 밭에 도착해서 냉이를 캐기 시작했다.

냉이

호미로 냉이 바로 옆 땅을 팠다. 눈이 내린 후 녹아 땅이 젖어 있어 호미로 땅을 파니 수월하게 파진다.

냉이 캐기

호미질을 한 후 냉이를 손으로 잡고 쏙 뽑아내면 뿌리째 뽑힌다. 흙을 툭툭 털어내고 준비한 봉지에 담으면 된다.

냉이

처음에는 조금만 캐려고 했는데 자리를 옮길 때마다 보이는 냉이를 그냥 두고 일어날 수가 없다.

몇 번을 일어서서 걸어 나오다 다시 또 캐기를 반복하다가 너무 많이 캐면 다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까 봐 멈추었다.

냉이

2,30분 정도 캤는데 냉이가 묵직하니 제법 양이 많다.

냉이 다듬기

보자기를 식탁 위에 펼쳐놓고 냉이를 다듬기 시작한다. 누런 잎을 떼어내고 뿌리에 있는 흙과 잔뿌리를 제거해준다.
예상했던 대로 냉이 캐는 것보다 다듬는데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 적당히 멈추고 돌아오기를 잘한 듯하다.

냉이

냉이를 다듬은 후 저울에 무게를 재어보니 470g이 되었다.

냉이 세척하기

냉이는 물에 5분 정도 담가놓았다가 흙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여러 번 살살 흔들어서 씻어준다. 냉이 잎사귀와 뿌리 사이에 검은색 부분은 칼로 긁어내어 준다. 냉이를 캐면서 흙을 털어 주었는데도 흙이 계속 나와 여러 번 씻어주었다.

냉이 삶기(냉이 데치기)

1. 냄비에 물 2리터를 부어주고 소금 1큰술을 넣어 팔팔 끓여준다.

2. 끓는 물에 냉이를 넣고 뒤집어주며 2분간 삶아준다.
뿌리를 눌러보아 살짝 눌러질 정도로 삶는 것이 좋다. 너무 덜 삶으면 뿌리가 뻣뻣해서 질기고, 너무 삶아 뿌리가 푹 익으면 식감이 좋지 않고 맛도 덜하다.

3. 냉이를 삶은 후 소쿠리에 쏟아 뜨거운 물을 빼주고 찬물에 열기를 식히면 2번 정도 다시 씻어준다.

4. 채반에 냉이를 담아 물기를 빼준다.

냉이무침 만들기

냉이무침을 만들 때에는 삶은 냉이를 두 손으로 모아 쥐고 물기를 꼭 짜준다.

재료
삶은 냉이 300g, 고추장 1.5큰술, 된장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진간장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 다진 대파 1큰술, 통깨 1큰술, 참기름 1큰술(장맛은 집마다 다르니 소량을 넣어본 후 추가하는 것이 좋다.)

1. 삶은 냉이를 물기를 짠 후 5cm 길이로 잘라 준다.

냉이 양념

집된장

2. 된장 1큰술

찹쌀고추장

3. 고추장 1.5큰술

4. 다진 대파 1큰술

5.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 준다. 간을 본 후 부족한 간은 식성에 따라 고추장을 추가하거나 국간장 1작은술과 진간장 1작은술을 넣어주어 간을 맞추어 준다.

6. 간이 적당하면 참기름 1큰술과 통깨 1큰술을 넣고 버무려 주면 냉이 무침 완성이다.

냉이무침

냉이무침

냉이 무침이 2 접시가 완성되었다.

냉이무침

냉이무침을 한 잎 맛을 보니 냉이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매콤하게 먹고 싶으면 된장을 넣지 않고 고추장 만으로 간을 해서 무침을 만들어도 좋다.
냉이를 무친 그릇에 따끈한 밥을 한술 넣고 비벼서 먹으니 아주 맛이 좋다.
냉이 무침을 하면서 삶은 냉이를 한 움큼 남겨놓았다. 청국장찌개를 끓일 때 함께 넣어주면 향긋한 냉이 내음으로 찌개 맛이 더 좋아질 것 같다.
하우스에서 재배되지 않은 직접 캔 냉이로 만든 냉이 무침이어서 향기도 좋고 맛도 더 좋았다.
냉 이 캐오는 길에 당숙 댁에 호미를 돌려드렸는데 다시 호미를 빌리러 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