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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시어머니

코로나 19 상황 속 친정엄마 고관절 수술과 입원 2

by 토끼랑께 2021. 2. 1.

오늘은 엄마가 수술을 하시는 날이다. 10번째 수술을 넘기고부터는 엄마가 몇 번째 수술인지를 기억하는 것도 포기했다. 오늘도 수술이 무사히 진행되기를 기도하며 병원에 도착했다.

수술하던 날

병원입구 대기선
열체크까지 끝나야 병원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병원 정문에 들어서자 출입자 대기선이 있고 열체크와 손 소독을 하고 명부 작성을 하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1층 고객센터에 가서 방문 목적과 장소를 말한 후 보호자 출입증을 받았다.

 

엘리베이터안의 출입증 리더기

수술동의서

엄마가 입원하신 6층 병실에 올라가 간호사에게 엄마 이름을 이야기하고 보호자라고 하니 수술동의서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수술 과정과 수술 후에 있을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서명이 끝나자 엄마는 침대에 누운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센터로 이동했다.

 

수술센타

 수술센터 입구에서 엄마의 이름을 확인한 후 엄마를 태운 침대는 수술 실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보호자를 찾아 들어가니 마취과 선생님이 하반신 마취로 수술을 시작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신마취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에 대한 설명을 한 후 다시 보호자 서명을 하라고 했다. 엄마를 뒤로하고 수술실 밖으로 나와 대기실에 앉아 수술안내 전광판 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수술이 무사히 잘 진행되기만을 바라며 기다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수술안내 전광판

 욕창예방 매트리스

대기실에 앉아있는 나에게 간병인이 전화를 해 수술을 하고 누워있으면 욕창이 생길 수 있으니 지하에 있는 의료기 판매점에 가서 욕창예방 매트리스를 구입하거나 임대해 오라고 했다.

엄마는 3년 전 왼쪽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 수술을 했었는데 그때에 욕창이 생기지 않았었기에 필요 없다고 했다가 병원 침대가 딱딱하니 편하게 주무시게 하기 위해 알겠다고 대답했다. 의료기 판매점으로 가서 문의하니 10일간 대여비는 15,000원이었다.

엄마는 이미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아 재가급여를 받고 있었기에 복지용구 판매점에 가면 더 저렴하겠지만 수술 중에 자리를 비우기도 그렇고 오고 가는 시간을 생각해서 그냥 병원 의료기 판매점에서 대여를 받았다.

 

의료기 판매점 환자용품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중환자실과 수술센터앞 대기실

 

척추마취(하반신 마취)를 통한 고관절 수술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척추마취(하반신 마취)만을 하고 수술하게 되어서 위험부담을 줄인 것은 다행이지만 수술실의 차가운 공기와 수술도구를 사용하는 소리를 들으며 수술하는 내내 긴장을 하고 있을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수술 준비 중이라는 문구가 수술 중으로 바뀌는 데에는 40분의 시간이 지났다. 수술 중으로 바뀌고 한 시간 20분쯤 되니 엄마가 수술이 끝나서 회복실로 옮기니 앞에서 대기하라고 했다.

수술센터 회복실

회복실로 옮겨졌다는 것은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말이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회복실에서 나오는 엄마는 더 지쳐 보이셨는데 그래도 외할머니 얼굴을 보려고 와 기다리던 외손주를 알아보셨다. 엄마와 우리는 병실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앞에서 더 이상 따라 올라갈 수가 없어 헤어졌다.

수술 후 섬망 증상

다음날 아침 엄마에게 전화를 하자 간병인이 전화를 받았다. 새벽 3시에 섬망 증상이 와서 주사기를 빼버리고 기저귀도 다 뜯어 버려 피가 침대 시트에 다 묻고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지금은 진정되어 잠을 주무시고 계시다며 나중에 전화하라고 했다.

수술 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엄마가 점점 더 약해지시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수술기간 동안은 내가 누구인지도 잘 알아보지도 못하시고 "누구셔요?"하기도 했다.  정신도 점점 더 흐려지고 계시는 거다.

코로나 19로 면회가 금지되니 환자 상태를 볼 수 없는 답답함

예전에는 병원에 입원을 하면 간병인이 있더라도 찾아가서 상태를 눈으로 직접 보고 이야기라도 나누고 왔다. 병원밥이 맛이 없어 못 먹겠다고 하면 드시고 싶다는 음식도 해다 드리고 간식도 챙겨다 드리고 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간병인이든 보호자든 한 사람밖에 있을 수 없으니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다.

하루는 엄마가 좋아하시는 찹쌀밥을 해서 병원에 갖고 가 간병인에게 전달하며 이거라도 좀 드시게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드시면 혈당 수치가 올라가는 데 이런 걸 왜 해왔냐고 했다. "그래도 드셔야 기운이 나니 부탁한다"라고 전해주고 오며 마음이 답답했다. 누우서 대소변을 받아내니 간병인이 먹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되었다.

예정보다 빠른 전원

수술한 지 6일째 되던 날 엄마의 상태를 담당의사 선생님께 듣고 싶어 면담을 했다. 보통 고관절로 입원하면 2주간은 입원하게 한다. 3년 전 고관절 수술했을 때에도 2주 입원한 후 수술부위 실밥 제거를 한 후 노인병원으로 전원을 했었다. 나는 담당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다 들은 후 엄마를 입원해 있던 노인병원으로 전원해 줄 수 있는 지를 조심스럽게 요청했다. 정신이 또렷하셨을 때 엄마는 이곳 병원은 밥이 맛이 없다며 노인병원 밥이 맛있고 사람들도 좋다는 이야기를 했었기에 조금이라도 엄마가 좋아하시는 곳에 있게 해드리고 싶어서였다. 다행히 담당의사 선생님은 1주일 후 통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오라며 전원 할 것을 허락해 주었다.

 

엄마의 휴대폰케이스에 엄마와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이 들어 있다.

 

 

 

노인병원으로 전원

다음날 전원을 해도 된다는 담당의사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경기도립 노인전문 평택병원에 연락해 전원에 필요한 서류를 안내받았다. 전원을 할 경우에도 다시 코로나 검사는 해야 했다. 전원에 관련된 업무는 고객지원센터에 가서 신청을 하니 양쪽 병원이 서로 연락을 해서 업무를 처리해 주었다. 다음날 퇴원 시간을 정하고 전원 할 노인병원에서 그 시간에 맞추어 구급차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퇴원하는 당일 원무과에 병원비를 납입하는데 하반신 마취로 수술을 했고 심을 박아 고정술을 해서 인지 3년 전 인공관절로 교체술을 할 때보다는 적은 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나왔다. 결재 후 전원 가는 병원에 제출할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 결과서와 투석 기록지를 발급받았다. 구급차에 엄마와 함께 동승해 노인병원으로 이동하는 데 엄마가 나를 알아보셨다. 노인병원에 가도 코로나 19 때문에 비대면 면회도 못할 텐데... 엄마는 수술하느냐 고생하셨지만 오랜만에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었던 며칠이었다.
남은 삶 육체의 고통으로 더 이상 힘들지 않으시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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