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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기

[암 투병기] 37. 대장암에서 전이된 폐 수술 후 몸 관리 법

by 토끼랑께 2021. 7. 19.

대장암으로 진단받고 S결장 절제술을 한 후 항암 12회를 받은 후 7개월 만에 폐 전이로 수술을 하게 되자 가족들은 폐 수술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큰 듯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나는 4년 전 오른쪽 고관절을 관절경으로 수술을 받았었고 1년 전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았었기에 사실 수술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았다. 수술이야 전신마취로 하니 아무것도 모를 테고 수술 후 통증이야 하루 정도 고생하고 나면 그다음 날부터는 견딜만했었기 때문이다. 대장암 수술 후 항암치료가 너무도 힘들었던 나는 수술에 대한 걱정보다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다시 12회를 받아야 하는 것이 더 큰 걱정이었다.

 

폐 수술 후의 통증

양쪽 폐를 세 군데씩 부분 절개하고 흉강경으로 수술한 후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돌아오며 첫 번째로 들은 말이 "호흡하세요."였다. 그리고 의식이 돌아오며 대장 수술 때와는 다른 큰 통증에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폐 수술 후 오는 통증은 전에 했던 다른 수술 후의 통증과는 차원이 달랐다. 의사 선생님은 폐 수술을 하는 가슴 부위에는 신경이 많이 밀집되어 있어 통증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쪽 폐를 수술하고서 심호흡을 하려니 가슴에 꽂은 흉관과 수술하며 절개했던 부위의 통증 때문에 호흡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이 통증은 흉관을 뽑을 때까지 순간 마치 몸에 난 상처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왔다. 그 순간에는 몸을 꼼짝도 못 했고 숨이 턱 막힌다는 표현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양쪽 가슴에 꽂은 흉관 배액관 끝에는 배액병이 달려있는데, 호흡을 할 때마다 흉관 배액관을 통해 배액병으로 혈액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보였다. 그때의 통증이 너무 심했기에 트라우마가 생겨 그 후로는 다른 환자들이 배액관을 달고 있는 모습만 봐도 그 순간 몸이 움츠러들고 괴로워서 얼굴을 가리거나 돌리게 된다.

 

폐 수술 후 환자가 해야 할 일

1. 심호흡 및 공 들여마시기(숨을 내쉬었다가 마우스피스를 입으로 물고 숨을 세게 "흡"하고 들이마셔서 공을 3초간 떠있게 하는 것)
중환자실에서는 심호흡만을 강조하지만 일반병실로 옮기면 공 올리기 기구를 갖고 숨 들이마시기를 해야 한다. 숨을 들이마시면 공이 올라가는데 세 개 까지 올라가면 훌륭하지만 처음에는 한 개 올리기도 힘들다.
수술로 쪼그라든 폐를 펴주는데 중요한 운동이라고 한다. 특히 폐 수술을 한 환자에게는 더욱 중요한 운동이다.
처음 대장 수술을 했을 때도 공 올리기는 했었는데 다시는 수술할 일이 없을 줄 알고 퇴원하면서 쓰레기통에 미련 없이 버렸기에 새로 구입해야만 했다.

공 들여마시기 (원자력병원 홈페이지 사진)


2. 큰기침하기 및 가래 뱉기
양쪽 폐를 수술하니 이번에는 큰기침을 하면서 가래를 뱉어내라고 한다. 목으로 헛기침을 하는 것이 아니고 숨을 크게 마신 후 가슴이 울리도록 크게 기침을 해야하다. 이때 손을 동그랗게 모아서 등을 세게 두드려 주어 가래가 나오도록 도와 주워야 하는데 손으로 하면 아프기 때문에 동그랗게 생긴 고무로 만든 의료용품을 사서 두드려주면 통증 없이 세게 두드려 줄 수 있다.

 

원자력병원 홈페이지 사진 발췌



3. 걷기 운동 하기
다른 수술 후에도 걷기 운동은 권유하지만 폐 수술 환자에게는 더욱더 중요하다. 걷기 운동은 단지 걷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폐활량을 올려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빠른 걸음을 걸어야 한다.

 

원자력병원 홈페이지 발췌



폐 수술 후 빠른 시일 내에 이 세 가지를 잘해야만 폐가 회복이 빨라 폐활량이 좋아져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폐 수술 후 흉관 제거

폐 수술 후 3일째 되는 날 흉관을 제거했다.
흉관을 통해 배액병으로 나오는 혈액을 체크하다가 흉관을 제거하는데 흉관을 뽑아낼 때에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숨을 참으라고 한다. 그 순간 흉관을 확 뽑아내고 그 자리를 호치켓으로 봉합한다.
양쪽 폐에 흉관을 뽑아내고 나면 몸이 한결 홀가분해지는데 흉관을 뽑고 나면 바로 다음날 퇴원을 하라고 한다.
폐 수술 후 퇴원 시에 몸을 스트레칭하는 법을 알려주고 주의 사항을 파일로 정리해서 준다.

 

퇴원 후에 더 심했던 통증

암환자의 수술이 끝나면 환자가 통증이 다 없어지지 않아도 배액관만 제거하면 바로 퇴원을 시키는 것은 너무 하는 것 같다.
퇴원을 하던 날 집에 돌아와서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진통제 주사 기운에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아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병원에 있을 때보다 통증이 심해져 너무 고통스러웠다. 침대에 똑바로 눕지를 못하고 방바닥에 내려앉아 침대에 등을 기대고 거의 밤을 꼬박 뜬눈으로 지새웠다. 퇴원 후 거의 2주간은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 경험으로 10개월 후 두 번째 폐 수술을 받았을 때에는 병원에서 퇴원하라는 날 보다 2일 정도 더 있다가 퇴원했고,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암 요양병원에서 다음 검사일까지 한 달간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가 본 병원 검사 후 집으로 돌아왔다.

폐 수술 후 재활 운동은 철저히 지킬 것

폐 수술 후 집에서 해야 하는 스트레칭 운동법은 빠른 폐의 회복과 유착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통증 때문에 운동이 쉽지는 않지만 하루에 해야 할 운동량은 반드시 지켜서 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걷기 운동은 반드시 숨을 찰 때까지 해 주워야 폐활량이 회복된다.
폐 수술을 두 번씩 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나의 경우 두 번째 양쪽 폐를 수술할 때도 흉강경으로 쐐기절제술을 했다. 폐가 유착이 되어있는 경우는 개흉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다행히 유착된 것이 하나도 없어 흉강경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청개구리

 

폐 수술 후 음식

대장 수술을 하고 난 후는 한 달 간은 거의 죽과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사를 했었다. 다행히 폐 수술 후에는 죽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고단백 식품위주로 잘 먹어줘야 회복이 빠르다.
폐 수술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는 항암치료를 잘 받으려면 잘 먹어야 한다.
항암치료를 여러 번 해본 경험으로 볼 때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골고루 잘 먹어두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인공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먹는 게 좋다.
쇠고기, 장어, 낙지, 전복, 오리탕, 흑염소, 생선, 해조류., 두부, 콩 등 고단백 음식을 골고루 먹었다. 기름에 볶거나 자극적인 맛의 음식보다는 샤부샤부, 찜, 탕 위주로 먹었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도 매일 꾸준히 섭취했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친정부모님이 고혈압과 당뇨가 있었기에 평소에 운동관리에 관심이 많았었다. 결혼과 출산 후 체중이 많이 늘었었기에 일찍부터 산행을 하고 음식조절을 하며 늘 체중감량을 했었다. 그 후 직장에 다니면서도 퇴근시간 이후에 헬스, 스쿼시, 수영, 요가 등으로 건강관리를 해왔었다.
그렇게 건강관리를 했었는데도 대장암에 걸린 나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했었던 것을 알았기에 더 충격을 받았다고 했었다.
암으로 여러 번의 수술을 하면서 요가를 하며 배웠던 심호흡하는 방법이 도움이 되었고, 저녁마다 했던 러닝머신 덕에 걷기 운동을 순조롭게 했고, 스트레칭을 하라고 했을 때 정확한 동작을 잘할 수 있었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을 했었기에 기초체력이 있어 여러 번의 수술과 항암치료를 견디여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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