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는 멋 내기 염색을 했었다면 나이가 들면서는 새치 양이 늘어 새치 염색을 하게 되었다.
파마도 자주 하고 매일 드라이를 하는데 염색까지 하자니 모발이 손상이 될까 봐 뿌리 염색과 전체 염색을 교대로 했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은 암환자에게 염색약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미용실 다닐 의욕도 없어 몇 년 동안은 염색을 안 하고 지냈다.
주변 사람들은 염색하지 않은 모습이 보기 좋다고 앞으로도 염색하지 말라고 했지만 몇 년을 그렇게 지나다 보니 그래도 60대가 되기 전까지는 염색을 하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염색을 하기 시작했다.
작년 1월 말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미용실을 가기가 불안했다.
몇 달 동안 나오는 흰머리를 감수하고 외출할 때는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이 늙은 할머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즉시 미용실로 전화해서 오전 첫 시간으로 예약했다.
며칠 뒤 미용실을 방문했는데 염색을 하는 동안 마스크에 염색약이 묻는다며 마스크를 벗기를 요구했고 그렇게 염색을 하고 왔더니 며칠 동안 기침만 한번 해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 후로는 코로나 19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미용실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친구가 자기도 요즘은 미용실 가기가 불안해 집에서 염색을 한다고 했다.
친구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엘지 생활건강의 흑모비책 한방 크림 염색약을 추천해주었다.
친구한테 추천받은 제품을 검색해보고는 처음이고 내게 잘 맞을지도 몰라서 인터넷을 통해 한 개를 주문했다.
도착한 물건을 열어보니 사용설명, 1 제염 모제 3개, 2 제산 화제 3개가 있고 혼합용기, 염모용 빗, 비닐 가운, 장갑, 트리트 먼트가 들어있었다.
염색약도 구입했으니 이제 염색을 해보아야겠다.
우선 사용설명서를 먼저 읽어보았다.
설명서에는 피부 실험을 해보라고 쓰여 있었는데 당장 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냥 생략했다.
설명서를 보고 혼합액을 만들기 시작했다.
혼합용기에 1제와 2제를 섞은 후 비닐 가운을 입고 장갑을 낀 후 염색약을 발라 준다.
바르기 전 얼굴에 염색약이 묻더라도 바로 지워지게 가장자리에 크림을 발라주는데 머리카락에 묻지 않게 조심해서 발라 주어야 한다.
흰머리가 가장 많은 가르마 부분부터 시작해 옆으로 1센티 간격으로 가르마를 넘기며 발라주는데 뭉치지 않게 빗으로 빗어가며 꼼꼼히 발라준다.
보이는 곳을 다 바르고 난 후에는 머리를 하나로 묶고 뒷머리와 귀 뒷머리 부분도 발라준다.
장갑 낀 손으로 염색약 바른 부분을 살살 문질러 주었다.
아직은 너무 새까맣게 염색되는 것이 싫어서 자연갈색으로 염색을 하였는데 설명서에 보니 15분을 기다리라고 되어있었다.
15분을 기다린 후에 먼저 미지근한 물로 맑은 물 나올때까지 헹구어 준다. 그리고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감는다. 마지막으로 동봉된 트리트먼트를 사용했다.
샴푸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보니 흰머리가 염색이 되기는 했는데 너무 밝은 색을 택했는지 불빛에는 약간의 흰머리가 남아있는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염색이 들기는 했는데 옅어서 언뜻 보면 흰머리가 남아 있는 느낌이 든다.
조금만 더 짙게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편은 자연스러워 보기가 좋다고 하는데 다음에는 시간을 5분 정도 더 기다렸다 샴푸를 해보고 그래도 맘에 안 들면 짙은 갈색을 구입해서 해 봐야겠다.
첫 시도한 셀프 염색 이만하면 성공이다.
후기: 염색약은 냄새가 독하지도 않았고 머리 밑이 화끈거린다거나 염색 후 머릿결이 푸석푸석하지는 않았다.
염색약은 내 돈 주고 사서 사용한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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