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게 병어는 생소한 생선이었다. 전남 영암에 가서 지내면서 반찬으로 나오는 병어를 먹게 되었는데 금양 체질인 내게 맞추어 나오는 병어 요리는 양파와 약간의 간장으로 만든 병어조림이었다.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면서 비린맛이 전혀 없다. 무슨 생선인지 몰라 식단표를 보니 병어조림이라고 되어있었다. 그해 6월에 친구들이 놀러 와서 강진으로 장구경을 갔었다. 시장에 유난히 많은 양의 생선이 있었는데 생선이름이 병어라고 했다. 병어를 처음 먹어본 후 그날 병어를 보게 된것이 었다. 함께 동행했던 친구가 병어 가격을 물어보더니 저렴하다며 한 상자를 구입 했다. 친구는 병어가 비싸서 못 먹지 얼큰하게 양념해서 병어조림을 하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올봄 4월경 친정 올케와 영암 장구경을 갔었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는데 시장에 나와 있는 병어를 보더니 올케가 병어조림을 먹은적이 있는데 너무 맛있었다면서 사자고 한다. 한 상자에 4마리가 들어 있는 병어를 10만 원에 구입해서 둘이 두 마리씩 나누었다.
집으로 갖고 온 나는 병어를 친구 이야기처럼 매콤한 양념장으로 병어조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병어는 지방질이 적고 담백하여 소화가 잘되는 생선이다. 비타민 B1, B2가 풍부하여 어린이나 노인, 원기회복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병어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풍부한 무와 같이 먹으면 소화흡수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두산백과 참조)
병어는 작은 것은 회로 먹기도 하고, 소금구이, 병어찜, 병어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는 귀한 생선이다.
생애 첫 병어조림 도전
주재료: 병어(大) 2마리, 무 1개, 다시마, 무청시래기 4개
병어를 냉동실에서 꺼내보니 한 마리 길이가 30cm가 넘는다. 병어 두 마리 표면을 칼등으로 긁어낸 후 지느러미를 칼과 조리용 가위로 잘라낸다.
아가미 부분과 머리를 잘라낸 후 내장을 꺼내고 깨끗이 씻은 후 칼집을 넣어 주었다.
가을에 김장할 때 적색 무 잎사귀를 잘라 말려 두었는데 전날 저녁 4줄기 꺼내어 물에 담가 불려 주었다.
불린 시래기는 삶아서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짜서 준비해 놓는다.
냄비에 물 1l를 붓고 다시 멸치와 무 반개를 다시마와 함께 넣어 육수를 내준다.
병어조림 만들기
양념재료: 간장 4큰술, 고추장 1큰술 , 고춧가루 3큰술, 새우젓 1큰술, 물엿 2큰술, 미림 1작은술, 매실청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마늘 2큰술, 액젓 1큰술, 양파 1개, 대파 1개, 청양고추 4개
1. 큰 보울에 간장 4큰술에 고춧가루 3큰술, 새우젓 1큰술, 물엿 2큰술, 미림 1작은술, 매실청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마늘 2큰술, 액젓 1큰술을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2. 냄비에 무 반개 남은 것을 두툼하게 썰어 깔아 주고 양파와 대파도 깔아준다. 무에 들어있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병어와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해서 넣어 봤는데 조려진 무의 맛도 일품이었다.
3. 깨끗이 손질한 병어를 그 위에 올려주고 준한 양념을 1/2을 얹어준다.
4. 삶아 놓은 시래기도 양옆에 넣어 준후 냉동실에 있던 청양고추를 꺼내어 한쪽에 넣어준다.
5. 보울에 남아있는 1/2의 양념장에 다시마와 무, 멸치를 넣고 끓여낸 육수 600ml(종이컵 3컵)를 부어준 후 섞어준다.
6. 육수와 섞은 양념장을 냄비 가장자리에 넉넉히 부어서 끓여주면 된다.
7. 병어는 살이 연해서 센 불로 3분 정도 끓여 병어 겉살이 흐트러지지 않게 단단히 익힌다.
8. 중불로 30분 정도 끌 혀 주면 된다. 국물이 끓을 때 국자로 떠서 병어에 끼얹어 주면서 익히면 좋다.
9. 병어찜이 완성이 되었다. 살이 너무 연하기에 그릇에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
병어조림을 접시에 담아 보니 너무도 먹음직스럽다.
오늘은 잡곡밥이 아닌 흰쌀밥에 병어조림을 먹기로 했다.
간장조림으로 담백한 맛의 병어조림을 맛보았었는데, 처음으로 만들어서 먹어본 매콤한 양념장에 조림한 병어조림은 내게는 완전 밥도둑이었다. 병어 살점의 부드러움이 치즈의 부드러운 맛과 흡사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곁들여 넣어준 시래기와 무에도 매콤 달콤한 양념이 듬뿍 배어 있는데, 짜지 않아 계속 먹게 된다. 흰쌀밥에 병어 살점과 시래기를 얹고 양념장을 부어서 먹으니 밥이 금방 없어진다. 너무 맛있어 정신없이 먹느냐고 사진을 찍는 것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병어조림 맛을 본 남편은 냉장고에서 막걸리를 꺼낸다. 병어조림에 막걸리 한잔을 하는 남편 얼굴에 미소가 그득하다.
첫 번째 도전했던 병어조림을 성공한 후 그 맛에 반해 그 후 영암에 갔을 때 병어를 사 갖고 왔다. 아주머니가 단골손님이라고 5만 원에 5마리짜리에 약간 작은 2마리를 얹어 주었다.
이번에는 병어를 손질한 후 세 마리는 나만을 위한 병어조림(맵지 않은)을 만들기 위해 소금을 살짝 뿌려 냉동실에 넣어 두고, 4마리를 갖고 남편과 아들을 위한 매콤한 병어조림을 만들었다.
두 번째 병어조림은 양념장과 육수는 똑같은 방법으로 했고 냄비에 무 대신 감자를 큼직하게 썰어서 넣어주었다.
개인적인 입맛에 차이가 있겠지만 무보다 감자가 포근포근해서 병어조림에 더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해마다 병어 제철인 5월~8월이 되면 열심히 병어를 구입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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