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나온다. 비 오는 날이면 가족들에게 부침개를 만들어주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모듬전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
어릴 적부터 명절이나 제사 때가 되면은 엄마와 작은엄마들이 모여 갖가지 전을 부쳤었는데 친정집이 종갓집이다 보니 그 양이 어마 어마 했었다. 철이 들면서부터는 어른들을 따라 부침개 부치는 것을 거들고는 했었다. 결혼을 하고 첫 명절이 되던 날, 시어머님이 준비하시는 전의 종류와 양을 보고 너무도 놀랐다. 시부모님 모두 고향이 이북이셨기에 명절에 올 손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어머님은 몇 채반이 되는 전을 부쳐서 가족뿐만 아니라 고향에 못 가는 이웃에게 나누워주셨다.
평소에 남편이 전을 좋아해서 김치전이나 부추전을 자주 해 먹지만 동그랑땡의 경우는 냉동식품 한 봉지를 사다가 먹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는 동그랑땡도 집에서 직접 양념을 해서 만들기로 했다.
금요일 오후에 재료 준비를 다해 놓았다가 토요일 10시부터 모둠전을 부쳐내었다.
동그랑땡 만들기
재료 : 돼지고기 간 것 300g, 쇠고기 간 것 300g, 두부 한모, 대파 2 흰 부분, 적양파 1/4개, 당근 1/3개, 청양고추 5개, 새우젓 1큰술, 생강가루, 소금 1작은술, 후추
1. 고기 양념하기
돼지고기와 쇠고기 간 것을 큰 보울에 담는다.
두부는 천으로 감싸 물기를 짜준다.
청양고추, 당근, 대파, 양파를 곱게 다져준다.
새우젓은 건더기로 1 큰술을 곱게 다져준다.
생강가루, 후추, 소금 1작은술을 넣고 손으로 치대며 골고루 주물러가며 버무려준다.
양념한 고기가 서로 잘 엉겨 끈적한 느낌이 들면 손으로 꼭꼭 눌러준다. 양념한 고기소의 일부는 깻잎전에 넣어주었다.
2. 동그랑땡 만들기
양념소를 동그랗게 완자를 지어서 쟁반에 깔아준다. 중간에 랩을 씌우고 위에 계속 만들어 얹어준다. 완성이 되면 랩을 씌어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동그랗게 완자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양념소를 꺼내 납작하게 눌러 밀가루를 무쳐서 쟁반에 서로 붙지 않게 놓아둔다.
계란에 소금을 한 꼬집을 넣고 풀어준 후 동그랑땡에 계란물을 입힌 후 중간불로 천천히 부쳐준다. 동그랑땡은 고기에서 기름이 나와 전을 부치는 중간에 키친타월로 프라이팬을 닦아주면서 부쳐야 깨끗하게 부쳐진다.
꼬치전 만들기
이웃집 텃밭에 가서 상추를 뜯다가 아스파라거스 순을 한 움큼을 얻어왔다. 꼬치전에 쪽파 대신 넣을 계획이다.
1. 아스파라거스를 소금 한 스푼을 넣고 끓인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한다.
2. 게맛살, 햄, 단무지는 반으로 썰어주고 느타리버섯을 데쳐서 소금 후추 간을 해준다.
3. 햄, 느타리버섯, 게맛살, 아스파라거스, 햄, 아스파라거스, 게맛살 순서로 꼬치에 끼어준다. 재료나 순서는 원하는 종류로 하면 된다.
4. 꼬치전은 뒷면만 밀가루를 살짝 묻혀 계란물을 입힌 후 뒷면을 먼저 익힌 후 앞부분 계란물이 익으면 꺼내 준다.
표고버섯 전 만들기
1. 말린 표고를 물에 담가 불려 준후 뚜껑만을 분리해준다.
2. 불린 표고에 소금, 후추 간을 해준다.
3. 표고버섯은 밑동이 쪽에 밀가루를 묻힌 후 계란물을 입힌 후 프라이팬에 부쳐준다.
호박전 만들기
1. 애호박 2개를 0.3cm~0.5cm 두께로 썰어준 후 소금을 살짝 뿌려준다.
2. 애호박이 소금에 숨이 죽어 물기가 나오면 물기를 제거해준다.
3. 밀가루를 양쪽에 무쳐준 후 계란물을 묻혀서 프라이팬에 부쳐준다.
깻잎전 만들기
1. 깻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해준다.
2. 깻잎 가운데에 동그랑땡을 만들기 위해 양념한 양념소를 넣고 반을 접어준다.(가장자리까지 꽉 채우지 않아야 계란물이 들어가서 벌어지지 않고 잘 붙는다.) 깻잎 양면에 밀가루를 묻힌 후 계란물을 묻혀 부쳐준다. 동그랑땡처럼 중불에 천천히 익혀줘야 겉이 타지 않고 속까지 잘 익는다.
동태전 만들기
1. 동태포 1팩을 구입해 소금을 풀은 물에 씻어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준다.
2. 동태포에 소금, 후추, 생강가루, 다진 마늘, 미림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밀가루를 씌운 후 계란물을 입혀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부쳐준다.
하나하나 부치다 보니 다 완성이 되었다.
전이 완성되어 접시에 담아 오이장아찌와 양파장아찌와 곁들이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너무 맛이 있다.
집안 행사나 명절에 전을 부치게 되면 다른 음식 때문에 막상 많이 먹지 않게 되는데 이번 주말에는 토, 일요일 내내 비가 온다니 다른 반찬 생략하고 모둠전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집 식성이 까다로운 한분이 본인은 고기가 싫으니 김치전을 해달라고 한다. 표고버섯과 동태전 호박전에는 고기를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6가지 모듬전을 했는데 한 가지 더 하는 거야 어렵지 않다며 묵은 김치 한쪽을 꺼냈다.
김치전 만들기
재료: 묵은지 1/4쪽, 갑오징어 1마리 몸통만, 계란 1개, 부침가루 2컵
냉장고에 갑오징어가 한 마리가 있어 김치전에 함께 넣으려고 한다.
김장김치는 속을 털어낸 후 송송 썰어 손으로 꼭 짜주고 갑오징어는 곱게 채를 썰어준다. 부침가루 2컵과 계란 1개를 넣은 후 물 1컵을 넣어 섞어주면 반죽이 완성된다.(물의 양은 조절하기 바란다.)
김치전 반죽한 것을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워주면 된다.
이번 주말 내내 비가 내렸지만 우리 집 가족은 7가지 모듬전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듬전을 부치면서 먹으니 따뜻해서 많은 양을 먹었다. 그래도 이 정도 남았으니 일요일 저녁까지는 충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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