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 내려가 있으면서 장날이 되면 장구경을 하러 시장에 자주 나갔다. 4월의 영암장에는 세발낙지와 갑오징어 바지락을 비롯한 해산물도 많이 나오고 고사리를 비롯한 봄나물 종류와 싱싱한 야채도 많이 나온다. 한 번은 영암장에 가니 생강과 감자에 싹이 난 것을 팔고 있었다. 감자에 싹이 난 것은 먹을 수 없을 것 같은데 파는 것이 이상했다. 알고 보니 밭에 심을 종자를 파는 거였다. 시장을 돌면서 발견한 쪽파를 보니 뿌리에 흙이 묻어 있고 파 줄기가 너무 싱싱하다. 지난가을 김장에 쪽파가 너무 비싸 파김치를 담지 않았는데 파단도 크고 싱싱한 것을 보니 지금이라도 파김치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김치를 담을 욕심에 쪽파 두 단과 옆에 있는 양파 한단을 사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바로 파김치를 담가야 하는데 3시간이 넘는 길을 오고 보니 너무 피곤해 그날은 그냥 잠들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남편에게 파김치 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파를 먹지 않았는데 국에 들은 파를 골라내다가 엄마한테 야단을 듣고는 했었다.
몇 년 전부터 남편과 아들이 파김치를 좋아해서 담기 시작했는데,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는 파김치를 한다고 도와달라고 하니 목장갑 끼고 파를 다듬기 시작했다.
쪽파의 머리 부분을 비벼서 씻은 후 흐르는 물에 씻어주는 것이 좋다.
남편과 다듬은 쪽파를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건져놓고 이제 양념을 준비하려고 한다.
파김치 양념 만들기
재료: 쪽파 2단 (3kg), 밀가루풀 800g, 건고추 10개, 고춧가루 1/2컵, 마늘 1컵, 생강 약간, 멸치액젓 1컵(200g), 진간장 100g, 매실청 1컵(200g), 물엿 1컵(200g) / 추가 양념: 밥 한 공기, 생수 150ml, 고춧가루 1컵, 까나리액젓 1컵(200g), 설탕(원당)2큰술
1. 생수 800mg에 밀가루를 수북하게 1큰술을 넣어 풀어준 후 불에 올려놓고 저으면서 끓여준다.
2. 믹서기에 건고추와 생수를 넣고 갈아주면서 마늘과 생강을 함께 넣고 갈아준다. 양념장에 멸치액젓 1컵과 진간장 100g, 매실청 1컵, 물엿 1컵을 넣고 섞어준다.
3. 쪽파를 따로 절이지 않고 큰 그릇에 한 줌씩 쪽파를 넣은 후 뿌리 부분에 양념장을 부어주면 된다.
4. 한 줌씩 쪽파를 넣어주면서 양념을 번갈아서 다 부어준 후 그릇으로 덮어 준다.
한 시간 간격으로 두 번 정도 뒤집어 준후 손으로 살살 누른 후 다시 그릇으로 덮어준 후 하룻밤 재워준다.
5. 다음날 아침 뚜껑을 열어보니 그릇에 담긴 파김치에서 물이 나와 양념장이 묽어져 있다.
꺼내먹을 때 편하게 쪽파를 말아주었다.
김치통에 담다 보니 양념이 적어 먹음직해 보이 지를 않는다. 살짝 고민하다가 추가 양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추가 양념 만들기
추가 양념으로 풀을 쑤는 대신 밥 한 공기에 생수 150ml를 부어 믹서기로 갈아준 후 고춧가루 1컵을 섞어주고 까나리액젓 1컵(200g)과 설탕(원당) 2큰술을 넣어주었다.
6. 하룻밤 재운 쪽파에서 나온 양념을 다른 그릇에 담아 추가 양념과 섞어주었다.(양념을 찍은 사진이 없어 못 올렸다)
7. 쪽파는 꺼내 먹기 좋게 3~4개씩 잡아 뿌리 부분을 남기고 감아서 묶어 주웠다.(위에 하루 재웠을 때와 달라진 양념 색을 볼 수 있다.)
8. 감아놓은 쪽파를 가지런히 그릇에 담아준다.
9. 중간에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준 후 남은 양념장을 부어주었다. 위에 담았던 것과는 빛깔이 다르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10. 쪽파 김치가 완성이 되었다. 작은 그릇에 담긴 것은 시집간 딸 몫이다.
쪽파김치를 오랜만에 하느냐 추가 양념까지 하며 담았는데 익었을 때의 맛이 궁금하다.
쪽파김치 시식
쪽파김치를 담은 지 3주가 지났다. 남편이 간식으로 저녁에 라면을 끓이면서 쪽파김치 맛을 보게 꺼내보라고 한다. 김치냉장고에 넣어둔 쪽 피 김치통을 꺼내어 파김치를 접시에 담아내어 본다.
라면과 함께 먹어본 파김치를 먹어본 남편은 파김치가 너무 맛있게 되었다며 정신없이 먹는다. 본인이 도와줘서 맛있다고 하냐고 물으니 양념이 간도 딱 맞고 너무 맛있다고 한다. 비록 추가 양념을 했지만 성공적으로 파김치를 완성했다.^^
익은 파김치로 활용할 수 있는 요리로 파김치 삼겹살 찜이 있다.
잘 익은 파김치를 냄비에 두툼하게 깔고 삼겹살을 썰지 않고 통째로 얹어놓고 끓여주면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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