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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기

[암 투병기]22. 암 요양병원 생활1

by 토끼랑께 2021. 3. 19.

폐 전이로 인한 수술을 받다.

대장암에서 폐로 전이가 되어 수술을 하게 된 나는 양쪽 폐를 수술한 후 다시  항암치료를 12번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보다 오히려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갖게 되었다. 지난 일 년 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고생한 것을 돌이켜 생각하니 다시 반복될 치료의 과정이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나를 간호하고 집안일을 돕느냐 남편과 아이들이 고생했고 나 역시 항암치료를 하면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너무 고생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안성맞춤랜드

 

암 요양병원에 입원하다  

암 요양병원을 사전조사를 하고 최종 입원할 곳까지 정했는데  첫 번째 항암치료를 받는 중 기절을 두 번이나 하는 바람에 가기로 했던 춘천의 암 요양병원에서 거절을 당했다. 막막했던 우리는 다행히 두 번째 항암치료를 가기 하루 전날 우연히 집에서 가까운 안성에 암 요양병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과 안성에 있는 암 요양병원에 방문해서 상담 후 입원을 받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다른 것을 세밀하게 살펴보지 못하고 입원을 결정했다.

 

안성맞춤랜드 봄

 

암 입원실

이곳은 노인병원으로 개원을 해서 병동 하나를 암 병원으로 개원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곳이었다. 2층에는 1인 실과 2인실이 있었고 3층에 다인실이 있었다. 입원 상담을 할 때에는 1인실에 있기로 했었는데 막상 입원을 하니 1인실이 있는 층에는 다른 입원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넓은 공간에 혼자서 자려니 겁이나 다인실로 가겠다고 했다. 3층에 있는 병실로 안내를 받고 들어가니 침대는 4개나 있는데 아무도 없었다. 병실은 사람 온기가 없어서인지 설렁했고 밤이 되니 추웠다. 병실은 바닥에 난방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다 3월이니 난방을 틀어주시도 않았고 난방을 틀면 병실이 전체적으로 너무 건조해서 오히려 불편했다. 암환자가 입원하는 병실 바닥에 난방이 안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결국 남편에게 전기장판을 갖고 오게 하고 병원 측에 건의해 작은 난로 하나를 지급받았다.

 

안성맞춤랜드 카페

 

여기서 잠깐

암 요양병원을  선정할 때 병실 바닥에 난방이 되는지 환기가 잘 되는지 꼭 사전 확인하길 바란다.

 

안성맞춤랜드 여름에 수련이 예쁘다

 

암환우들의 첫 질문

입원 첫날 짐을 다 풀고 있는데 노크를 하는 소리에 문쪽을 바라보니 암 환우한 분이 손에 토마토를 들고 서 있었다. "오늘 입원하나 보네~이거 먹어요" 그분은 자연스레 내 맞은편 침대에 앉았다. 모자를 쓰고 계신 걸 보니 항암치료로 머리가 다 빠진 것 같다. 요즘 젊은 분들은 거의 그렇지 않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만나면 상대의 개인정보를 스스럼없이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고향이나 나이 가족관계를 묻는데 이곳은 첫 번째 질문이 무슨 암이고 몇 기인 지가 우선 질문이다. 이병원은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그분 이후로도 몇 명의 암환우가 찾아와 같은 질문을 하고 갔다.

 

안성맞춤랜드와 예식장

 

여기서 잠깐

암환자들이 항암치료를 한다고 머리가 다 빠지지는 않는다. 보통 여자분들 경우 유방암이나 난소, 자궁암의 경우는 거의 100%로 머리가 빠진다. 나의 경우는 대장암이고 폐로 전이가 되었어도 원발암인 대장암에 해당되는 항암치료제를 쓰기에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 단 항암제에 따라 다르기도 한데 2번째 항암제에 포함된 표적치료제가 머리가 빠질 수 있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부작용으로 기절을 해서 약을 중단하기도 하고 제외시켜버렸기에 머리카락이 빠지지는 않았다.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것이 눈썹도 다 빠진다는 이야기다. 여자 암환우들 중 이를 대비해 항암치료 전에 눈썹 문신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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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우들의 아침 풍경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병실 앞이 소란스럽다. 덜거덕 거리는 소리도 나고 "윙~"하고 믹서기 돌아가는 소리도 났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려서 결국 문을 열고 나가보니 내방 맞은편이 공동 탕비실이었다. 암환우들은 식전에 먹을 해독주스와 과일 등을 준비하느냐 분주했다. 수제 요구르트에 견과나 베리류를 넣어 먹는 사람, 야채와 과일로 주스를 만드는 사람, 해독주스를 갈기도 하고, 요구르트에 마를 갈기도 한다. 청국장 가루를 요구르트에 타서 먹는 사람도 있다. 나는 아침잠이 없는 편이여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방이 왜 비어 있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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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우의 관심

아침식사 시간이 되니 어제 입원했을 때 처음으로 찾아왔던 암환우가 와서 아침을 먹으라고 한다. 나는 항암치료를 전날 하고 왔기에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 수액을 맞고 있었다. 먹을 수 없다는 설명을 하니 그제야 나갔다. 이곳 병원은 암환우에게 제공되는 식사를 입원실 로비에 뷔페식으로 차려서 각자가 음식을 덜어서 먹고 있었다. 나는 병실 문틈으로 음식 냄새가 들어올까 봐 문을 꼭 닫았다. 얼마 후 내방을 누군가 또 노크를 하더니 암환우 몇 분이 과일을 챙겨서 갖고 들어왔다. 밥을 못 먹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내가 무슨 암이고, 몇 기인 지, 진단받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 다시 또 질문을 한다. 도대체 이곳은 개인병실에 있어도 개인 병실이 아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 암 전문 요양병원은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환자도 몇 명 되지 않다 보니 환자들에게 치료 외에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병원생활이 지루했고 새로운 환자가 들어오면은 이렇게 관심을 받게 되는 거였다.

 

안성맞춤랜드 봄

 

암 요양병원 입원 시 필요한 서류와 준비물

입원 시 서류는 의사소견서(진단서), 와 복용중인 약(처방전),의무기록사본,신분증 그리고 요즘은 코로나 검사결과지가 필수이다.
1. 개인 세면도구-기본적인 세면도구와 헤어 드라이등.수건등 개인물품을 준비해야 한다.

2. 운동복과 운동화 -실내에서 러닝머신 할 때 필요한 실내운동화와 병원 근처 산행이나 걷기운동할때 신을 실외운동화 그리고 운동복을 준비하는 게 좋다.

3 세탁세제, 대야, 빨래망- 손빨래를 하거나 운동복을 빨을 때 필요하다.

4. 옷걸이, 빨래집게- 빨래를 널을 때 사용하면 좋다.

5. 쟁반, 찬통, 과도, 컵, 주방세제-병원에 따라 충분한 간식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에 간식 챙겨 먹기 위해 필요하다.

6. 토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일반 침대는 등이 아파 항상 토퍼를 준비해서 다녔다.
7. 겨울이나 봄가을에는 가디건이나 무릎담요가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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