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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기

[암 투병기]21. 항암치료 중 겪었던 부작용들

by 토끼랑께 2021. 3. 13.

나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많은 부작용으로 고생을 했다. 항암치료로 인한 신체리듬이 깨지기에 더욱 부작용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때는 항암치료를 하며 당연히 겪는 일인가 보다 했었고 부작용을 개선시킬 생각까지 하지를 못했었다.

이 글을 보게 될 암환우와 그 가족에게 부작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길 권유해 본다. 

 

 

1. 메스꺼움과 구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메스꺼움과 구토는 많은 이들이 겪는 것이니 부작용이라고 굳이 이름 짓기는 우습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내내 메스꺼움과 구토로 힘들었고 같은 병실을 쓰는 다른 암환우들에 비해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 번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암환우가 치킨을 시켜서 너무 맛있게 먹는데 나는 그 냄새 때문에 너무 힘들어 휴게실로 나가 있고는 했었다. 다른 암환우 중 밖에서 음식을 시키지는 않고 병원에서 나오는 식사를 맛있게 잘 드시는 분들도 있으니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돌고래와 거북이 만나러 가기

 

2. 소화불량과 변비

항암치료를 받으면 암세포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모든 세포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위나 장의 보호막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그로 인해 소화불량과 변비나 설사를 반복하게 된다.

돌고래 발견

3. 비염

항암치료가 반복되면서 항암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오면 자꾸 콧물이 나서 감기인 줄 할고 일반병원 진료를 받았었다. 그런데 그것은 감기가 아니고 비염이었고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버진 아일랜드

4. 접착제 알레르기

항암제 주사를 맞을 때 케모포트를 삽입한 곳에 주사를 꽂은 후 주사 줄을 고정시키기 위해 테이프를 붙여 놓으면 3~4시간이 지나면 테이프를 붙여놓은 부위가 가렵기 시작해 퇴원할 때쯤 되면 물집까지 생긴다. 그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고, 폐 수술을 한 후 수술부위 상처는 바로 아무는데 드레싱 후 거즈를 고정시키기 위해 붙여놓은 테이프 자리에 물집이 잡혀 등이 아파 제대로 눕지고 못하고 며칠 동안 고생을  했다.

 

필리핀 버진 아일랜드

 

5. 조영제 부작용

항암치료를 4회 실시하면 한 번씩 CT촬영을 하는데 CT촬영을 하면은 조영제 주사를 맞게 된다. 한 번은 촬영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와 금식으로 인해 굶은 허기를 채우느냐고 음식을 먹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토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항암주사에 대한 스트레스로 병실에 입원만 했는데도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는 것인 줄로 알았다. 그런데 다음번 검사에 검사하고 나와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구토를 하게 되었고 구토 중 기절을 하기까지 했다. 그 후로는 조영제를 맞을 때에는 부작용 주사를 먼저 맞아야만 했다.

 

 

6. 구토로 인한 신경차단으로 구토만 하면 기절하는 현상

조영제 부작용으로 구토를 하다가 기절을 했을 때는 부작용으로 인한 구토가 온다는 생각만을 했지 순간 기절했던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폐 전이로 수술을 하고 첫 번째 항암치료를 받던 날 대장암수술 후 12번을 했던 항암치료의 경험 때문인지 나는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항암제 주사를 맞기 시작한 지 2시간 정도 지난 후부터 여러 번의 구토를 반복하다 병실 바닥에 순간 쓰러지고 말았다.  구토 중 하는 기절은 빈혈처럼 어지러워 쓰러지는 것이 아니고 깨어나 보면 이미 쓰러져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절을 할 때 나는 아무런 방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날 밤 반복된 구토로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검정 비닐봉지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구토를 하다 또 기절을 했고 딸이 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의료진들이 와있었다. 나는 기절하면서 발작까지 했던 거였다. 나의 경우 구토를 하면 신경이 차단되면서 기절을 하는 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최대한 구토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3번째 항암치료를 받는 중 나는 양치질을 하다가 순간 구토가 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깨어나 보니 기절을 하면서 머리가 변기에 부딪히는 일이 발생이 되었다. 병동이 발칵 뒤집어지고 머리를 CT촬영을 해본 후 다행히 문제는 없었지만 결국 항암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항암제 중 표적치료제가 나에게 안 맞는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담당 주치의는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럴 수 있다며 정신과 상담을 권유하기도 했었는데 그 당시는 그것까지 생각할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항암치료를 한 달 정도 중단했다가 표적치료제를 제외하고 항암치료를 12회를 채워서 받았는데 결국은 항암치료가 끝난 지 3개월 만에 다시 양쪽 폐에 암이 재발해서 다시 수술하기에 이르렀다. 담당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빨리 재발이 된 것은 항암제가 전혀 듣지 않은 거라고 했다.

 

 

7.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손발 저림과 모든 관절 통증

첫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고 퇴원을 할 때가 12월이었는데 찬 공기가 얼굴에 닿으니 눈꺼풀 코끝 등이 바늘에 찔리는 듯 따가움을 느끼게 되었다. 집에 와 손에 물이 닿으니 손가락 끝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왔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항암치료를 하러 갈 때쯤이면 괜찮아 지고는 했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증상은 심해졌고 항암치료가 끝나고 한 달쯤 되니 오히려 더 심해져서 손발은 물론 무릎이나 발목 관절 등 몸 마디마디가 다 저리고 쑤시는 통증이 생겼는데 7년이 다돼가는 지금도 발바닥과 발가락의 통증은 남아있다.

몇 년 후 대상포진으로 통증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항암치료로 인한 통증도 바로만 잡으면 효과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느려지고 통증을 완벽하게 잡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만약 처음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았을 때 바로 암 전문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통증치료를 받았거나 아니면 통증의학과에라고 다닐걸 그랬다는 후회를 하고는 한다.

 

쵸코렛 힐

8. 균형감각 상실로 인한 어지러움증

항암치료를 오래 받다 보니 체중도 많이 줄고 어지러움으로 몸의 중심 잡기도 어려웠다. 샤워를 할 때  머리를 감기 위해 눈을 감으면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쓰러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샤워를 해야 했다. 한 번은 항암치료 후 흙냄새와 꽃향기라도 맡고 싶어 앞마당에 나가 뜰을 걷다가 중심을 잃고 계단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 넘어지면서도 몸에 힘이 없으니 방어를 할 수도 없었고 마음속으로 제발 머리만 부딪히지 않았으면 했다. 결국 어깨와 이마, 코, 귀등을 부딪히며 넘어졌고 나는 일어날 기운조차 없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마와 얼굴에 피가 흐리는 것을 닦을 기운도 없어 그대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엑스레이를 찍고 얼굴 상처에 드레싱을 하는데 아프다는 소리 한마디가 나오지 않았다. 응급 처치하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어쩌면 이렇게 잘 참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픈 걸 참은 게 아니고 아프다는 소리를 할 기운도 없었던 거다.

암환우와 가족들께 드리는 당부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 워낙 힘들게 항암치료를 받느냐 다른 신경을 쓰지 못했었는데 부작용은 바로 치료를 받아야지 시간이 간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극도로 예민해져 있을 때에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 병원에서는 암을 없애는 데에만 총력을 다하지 부작용 치료까지는 해주지 않는다. 한방이든 양방이든 부작용 치료를 함께 병행해야 오래도록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고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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