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드레밥을 처음 먹어본 것은 회사 워크숍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나서였다. 곤드레밥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이라는 안내를 받고 일행들과 함께갔다. 얼마 후 돌솥에 나온 곤드레밥을 양념장에 비벼 입안 가득 넣으니 그 향과 맛이 너무 좋았다. 둘레길을 걷고 나서 먹은 곤드레밥의 그 구수한 맛은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아있다. 요즘은 집 주변에 곤드레밥 전문점이 있어 손쉽게 사 먹을 수 있고 곤드레밥이 냉동밥으로 판매가 되고 있어서 전자레인지에 해동을 해서 먹을 수 있다. 그래도 집에서 이렇게 만들어 먹는 맛을 따라올 수는 없는 것 같다.
지난 명절에 후배가 지나는 길이라며 잠시 들린다고 전화가 왔다. 잠시 후 찾아온 후배 손에 나물 세트가 들려져 있었다. 대장암이었던 내게 나물이 몸에 좋다며 나물 선물을 갖고 온 것이다.
박스를 열어보니 곤드레나물, 참취나물, 무말랭이가 들어 있다. 요즘에는 나물도 이렇게 말려서 포장까지 해서 나온다.
박스 안에는 나물을 만들어 먹는 방법까지 함께 들어 있었다.
예전에 내가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에 잘 먹어야 항암치료를 버텨낼 수 있다며 나를 데리고 나가 보양식을 사 먹이던 후배인데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 주니 너무 고맙다. 나는 평소에도 건강을 위해 나물반찬을 많이 해 먹는 편이다. 그리고 2년 전 딸 직장 동료 부모님이 직접 농사를 지으신 곤드레를 주셔서 곤드레밥을 여러 번 해먹은 적이 있다. 음식점에서 먹는 것보다 곤드레를 듬뿍 넣어하니 더 맛이 있었다.
오늘은 후배가 갖다 준 곤드레로 밥을 만들어 보겠다.
곤드레밥 만들기
재료
말린 곤드레 한 봉지(75g)
불린 쌀 5컵
다시마 육수 5컵
무 200g
들기름 2큰술
국간장 1큰술
양념장(진간장 1/2컵, 매실청 1큰술, 원당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고춧가루 1/2큰술, 다진 파 2큰술, 통깨, 참기름)
1. 곤드레는 큰 그릇에 담고 물을 넉넉히 부어 하룻밤을 재운다.(보통 2~3시간 불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삶는 시간을 더 두어야 한다.)
2. 충분히 불린 곤드레를 몇 번 씻어준 후 솥에 담아 삶아준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20분 정도 삶아 주는데 곤드레를 꺼내보아 줄기가 부드럽게 익었으면 불을 꺼준다. 곤드레를 삶기 전 충분히 불려주면 삶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3. 삶은 곤드레는 여러 번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나물에 흙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헹굼 할 때 확인하면서 흙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깨끗이 헹군 곤드레나물은 손으로 물기를 꼭 짜서 그릇에 담아 놓는다.
4. 다시마 육수 만들기
다시마를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10분간 끓인 후 다시마를 건져낸다.
5. 무 200g을 채를 쳐서 솥바닥에 깔아준다. 무를 깔아 주면 누룽지가 생기지 않아 좋고 무에서 단맛이 나며 밥이 더 부드럽다.
6. 무 위에 불린 쌀 5 법을 담아준다.
7. 다시마물을 5컵 부어준다.
곤드레 나물 밑간 하기
곤드레나물은 먹기 좋게 3~4cm 간격으로 썰어준다. (이번에는 곤드레를 썰으려고 도마에 올려놓고 딸 전화를 받으며 하다 정신이 다른 데로 가 두세 번 듬성듬성 썰어주었다. 곤드레밥이 완성되어 주걱질 할 때 잘게 안 썰은 걸 알았다. ㅠㅠ)
곤드레 나물에 국간장 2큰술 들기름 1큰술을 넣고 손으로 조물 조물 묻혀준다.
쌀 위에 곤드레나물을 넉넉히 얹어준다
뚜껑을 덮고 곤드레 밥을 시작한다. 밥이 지어지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자
양념장 만들기
진간장 1/2컵에 매실청 1큰술, 원당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고춧가루 1/2큰술을 먼저 넣고 마무리로 통깨와 참기름을 넣어준다.
이제 곤드레밥이 다 되었다. 이제 주걱질을 해보면 잘되었는지 알 수 있다.
주걱질을 하면서 보니 밥에 들기름과 국간장 색이 물들어 있다. 바닥에 깔아놓았던 무채도 보인다.
곤드레 밥이 잘 되었다. 무를 깔아준 덕분에 누룽지도 하나도 안 생겼다.
곤드레밥은 뜨거울 때 바로 비벼서 먹어야 맛있다.
무를 넣고 곤드레도 듬뿍 넣었더니 음식점에서 먹은 곤드레밥 보다 꿀 맛이다. 곤드레밥이 넉넉히 되었기에 옆집 애기들 엄마한테 문자로 곤드레밥 주냐고 물으니 주면 감사히 먹겠다고 한다. 식기 전에 옆집에 면기에 가득 담아 갖다 주었다. 맛있는 것은 나눠 먹어야 더 맛있는 거니까^^
동봉된 레시피대로 안하고 내가 늘 해 먹던 방법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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