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무우로 밑반찬 만들기

어릴 적 도시락 반찬 짠지무침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급식이 없어 도시락을 집에서 싸 갖고 다녀야 했다. 엄마는 늘 집안일과 농사일로 바쁘게 살아가느냐 사실 내 도시락 반찬까지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엄마는 도시락 반찬으로 주로 김치를 싸주셨는데 지금처럼 밀폐용기가 잘 나와 있지 안아 빈병에 담아 주었다. 엄마가 김치를 반찬으로 싸주시는 날은 늘 내가 다시 김치병을 확인해 김치를 덜어내고 단단히 잠근 후 라면봉지에 담아 갖고 가야 했다. 내가 늦기라도 해 엄마가 주시는 대로 갖고 갔다가는 김치병이 뚜껑이 잘못 닫혀있거나 너무 가득 담아 김치 국물이 새서 책가방 안에 있는 책이며 노트까지 김치 국물로 물들어버리고는 했었다.ㅠㅠ

 

동치미 무우 무침

그래서였는지 나는 국물이 없는 짠지무침을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면 좋아했다.

동치미

동치미와 짠지의 차이 

동치미와 짠지는 같은 가을 무로 하지만 담그는 방법이 다르고 먹는 방법도 다르다. 동치미는 무에 배와 쪽파, 편 마늘, 삭힌 고추 등 양념과 함께 국물을 부어 담근다. 동치미는 무는 물론 국물까지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고 한겨울에 주로 먹는다. 짠지는 무에 천일염을 무가 하얗게 덮일 정도로 짜게 절여 두었다가 초여름쯤에 무만 꺼내 썰어서 물을 부어 먹거나 무를 채를 쳐서 물에 담가 두어 짠맛을 제거한 후에 무침으로 해 먹는 음식이다.

동치미

오늘은 가을에 담근 동치미로 무침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올해 동치미가 다른 해보다 유난히 국물이 맛있게 되었는데 동치미국수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몇 번 해주었더니 이제는 무만 동동 남아있다.

동치미 무 무침 만들기

동치미 무우

양념

 

 

재료

동치미 무 1개 

고춧가루 3큰술

다진 파 3큰술

마늘 반 큰 술

통깨 1큰술

매실액 1큰술

 

 

1. 무를 채로 썰어준다.

 

베보자기에 썰은 동치미 무우를 넣어 꼬옥 짜준다

2. 채 썬 동치미는 베 보자기에 담아 꼭 짜준다.

3. 고춧가루를 먼저 넣고 무에 고춧가루 물이 들도록 여러 번 쪼물 조물 버무려준다.

4. 마늘과 설탕(원당)을 넣고 다시 버무려 준다. 

5. 마지막으로 썰어놓은 파와 깨를 넣어 준다.

6. 기호에 따라 설탕 양을 조절하면 된다. 나는 추가로 매실진액 한 큰 술을 넣어 줬다. 

동치미 무는 짠지와 다르게 너무 짜지 않기에 물에 우려낼 필요도 없고 양념이 되어있었기에 크게 추가 양념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베보자기에 꼭 짜서 물기를 빼주어서 씹는 식감이 꼬들꼬들하니 맛있다.

완성된 동치미무우 무침

남편과 국립휴양림에 놀러 갈 때는 챙겨가는  밑반찬 중에 하나다.

산에서 초밥이나 김밥과 함께 먹으면 더 맛이 있다.

우리 아들은 할머니와 함께 오래 살아서인지 옛날 음식도 잘 먹는다. 짠지무침을 해주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는 한다.

요즘은 동치미도 짠지도 거의 담아 먹지 않는 세대이지만 어릴 적 먹어본 기억들은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0년 직장생활도 접었고 이렇게 건강해졌으니 남의 손 안 빌리고 할 수 있는 동안은 옛 기억 속 음식을 만들어서 음식도 먹고 추억도 먹어 보고 싶다.

책에 배인 김치 국물 자국이 창피해서 속상해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니 이제는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