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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충남 예산]수덕사 덕숭산 산행과 만희식당 산채정식

by 토끼랑께 2021. 5. 10.

토요일 저녁에 남편이 갑자기 내일 서산에 있는 용현 국립 자연휴양림에 가자고 한다. 갑작스러운 요구이기는 했으나 남편과 같이 휴양림을 다녀온 지가 여러 달 되었기에 숲나들e에 들어가 검색을 하니 다행히 빈방이 있어 예약을 했다.

마침 서산에 사는 후배가 있기에 전화를 해서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 추천을 해달라고 했더니 수덕사에 있는 산채정식 만희 식당을 추천했다. 검색을 해보니 수덕사에서 용현 자연휴양림이 35분 정도 거리이다.  가는 길에 수덕사에 들려 구경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용현 자연휴양림으로 이동을 하면 좋을 듯했다.

수덕사 입구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수덕사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차로 가득 차 있었다.

표고버섯과 더덕 그리고 봄나물들이 나와있다.

주차장에서 수덕사 입구로 들어가는 길에 나물과 여러 가지 물건을 파는 곳들이 있다. 올방개묵가루가 보인다. 내려가는 길에 사 갖고 가야겠다.

매표소에서 3,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수덕사 입구로 들어간다.

오줌싸개(김정운작)

수덕사로 올라가는 길에 키를 들고 손에 그릇을 들고 있는 오줌싸개의 모습이 보인다.  어릴 적 이불에 쉬를 한 남동생이 이웃집에 소금 얻으러 갔다가 혼쭐나던 일이 생각난다.

덕숭산 수덕사(일주문)
사천왕문
황하정루에서 바라본 대웅전 방향

황하정루에서 대웅전이 있는 곳을 바라보니 높은 계단 위 양옆에 오래된 느티나무와 파란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수덕사 대웅전 아래 연등
백련당앞으로 늘어선 연등
수덕사 대웅전과 삼층석탑

 

부처님 오신 날이 10일 정도 남아서인지 대웅전 앞에 연등이 가득 걸려있었다.

 

 

수덕사를 둘러본 후 만공탑을 가기 위해 출발을 하자고 하니 남편은 대웅전 오른쪽 좁은 길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길이 아닌 듯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편을 따라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만공탑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르고 또 오르는데 합류되는 길은 보이지 않고 등산객도 전혀 없었다. 남편에게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다고 하니 걱정 말고 따라오라고만 한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산악대 표시를 보더니 남편은 등산로가 맞다고 한다. 나는 무언가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휴대폰으로 찍었던 사진을 찾아보았다.

 

수덕사 안내도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만공탑에 가려면 대웅전 왼쪽에 있는 관음전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돌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우리는 오른쪽 길로 들어선 것이다.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은 지도에 나오지도 않았다. 지금 가는 길은 오른쪽 위에 있는 전월사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은 여전히 걱정 말라며 올라가서 다시 왼쪽으로 돌아서 내려오면 된다고 한다. 나는 처음부터 정상까지 가려던 것이 아니고 단지 초등학교 수학여행에 보았던 만공탑이 목적인데 이렇게 가면 너무 오래 걷게 된다며 툴툴거렸다.

 

 

나의 투덜거림은 아랑곳하지 않고 커다란 바위를 보더니 남편이 올라간다. 바람이 너무 시원하고 시야가 탁 트여 좋다며 올라와 보라고 한다. 남편의 도움으로 바위 위로 올라가 보았다. 바람이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살펴보니 수덕사 지붕과  입구 왼쪽에 있던 미술관 지붕이 보이고 멀리 주차장도 보인다.

 

 

바위에서 내려와 조금 올라가니 산을 오르며 첫 이정표가 나왔다.

왼쪽 정혜사와 만공탑을 거쳐 수덕사로 가는 길이 1.38km, 오른쪽 전월사가 200m, 덕숭산 정상까지는 0.53km가 남아있다.  정상을 500m 정도 남겨놓았기는 하지만 저녁 예약시간이 늦을 듯해서 수덕사 하행길로 발길을 돌렸다.

 

왼쪽으로 길을 접어 내려오다 보니 스님들이 농사를 짓는 듯한 밭이 보인다. 산짐승들 때문에 밭에 높은 담을 만든 듯하다.

 

광대 수염꽃
섬노린재
정혜사
만공탑 방향에서 본 정혜사
정혜사 방향으로 가는 바위터널

 

드디어 만공탑을 만났다. 초등학교 때 집에서 어두운 새벽에 일어나 동네 어른들 손을 잡고 1시간이 넘는 서정리역까지 걸어가서 기차를 타고 홍성역에서 내려 이곳 수덕사에 왔었다. 그때 친구들과 이곳 만공탑 앞에 사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그 후에 수덕사를 올 기회는 몇 번 있었지만 이곳까지 올라오지를 않고 대웅전만 둘러보고는 산채정식을 먹고는 돌아갔는데 이렇게 남편과 같이 오니 감회가 새롭다.

 

 

만공탑 앞에서 바라보니 맞은편 산에 남편과 올라오는 길에 올라섰던 바위가 보인다.

 

관음보살 입상
관음보살 입상 옆 약수터

 

내려오는 길은 계속 가파른 돌계단으로 되어있는데 이 길을 걸어서 올라오려면 무척 힘들었을 것 같았다. 안내문에 보니 '벽초 스님의 1080돌 계단'은 대웅전에서 정혜사까지 올라오는데 40분이 소요된다고 되어있다. 내려오는 길에 젊은 청년 두 명이 숨을 몰아쉬며 땀을 흘리며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더니 남편은 자기 덕분에 계단 없는 길로 올라온 거라며 생색을 낸다. 

돌계단 길을 한참을 걸어서 내려왔다.

 

돌다리 너머로 관음전이 보인다. 시간이 4시 40분이 되었으니 처음 전월사와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를 보았던 곳에서 50분 정도 걸린 듯하다.

 

관음전
백운당

이곳에서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듯했다.

 

사천왕문 앞이다. 수덕사를 가운데 두고 크게 한 바퀴를 돌아서 다시 들어오던 입구와 만나게 된 것이다.

만공탑을 보겠다고 시작되었던 산행길이 방향을 잘못 잡아 크게 돌기는 했지만 계단길을 올라간 것보다는 수월한 산행을 했다. 그리고 목적했던 만공탑도 보고 내려왔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다녀온 길이 되었다.

 

 

 

 

 

수덕사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는 오후 5시가 거의 다 되어서인지 들어올 때 보다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듯하다.

올방개묵가루

올라갈 때 내려오면서 사려기로 했던 올방개묵가루를 한 그릇에 1만 원을 주고 샀다. 집에 가서 쫀득한 올방개묵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참고로 올방개묵은 물과 묵가루를 6:1로 쑤면 적당하다.

 

한정식 만희식당
만희 한정식 밥상

어제 후배가 소개한 만희 식당에 왔다. 5시 예약을 했는데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안내받은 방에서 덕숭산이 보인다.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산을 오르다 바위 위에서 찍은 사진에 이곳 식당 건물도 찍혀 있었다. 이곳 메뉴는 산채정식 한 가지인 듯한데 밥만 돌솥밥과 공깃밥 중에 선택하는 듯하다.

만희 한정식
새송이 구이
메밀전
도토리묵무침

메밀전이 쫀득하니 간이 잘 되어있고 도토리묵이 제대로 된 맛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잠시 후  우렁이 무침과 오가피순 장아찌가 나왔다.

우렁이 무침
오가피순 장아찌

된장찌개와 더덕구이, 불고기, 가오리찜, 조기구이가 나오고 돌솥밥이 나왔다. 된장찌개 맛이 좋았고 더덕구이와 불고기, 가오리찜 맛은 좋았는데 조기구이는 별로였다.

돌솥 누룽지

 

메뉴가 산채정식이라 나물류가 많았고 나물 간이 잘되어있어서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다.  가격은 1인분에 17,000원이었는데 저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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