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되면서 소나기도 자주 오고 한낮에는 뜨거운 날씨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남편과 여행을 할 때는 하루에 만보 이상 걷게 되지만, 집에 있는 날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만 아침 일찍 뒷동산을 다녀오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하다. 그리고 일 년 중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더운 날 이동하는 것이 싫어 먼길 여행은 자제하게 된다.
얼마 전 티친님이 올린 글에 용인 원삼에 있는 용담저수지 사진이 너무 멋있었다. 예전에 친정엄마가 원삼에 있는 병원으로 매일 진료받으러 다니시던 시절에 용담 저수지를 본 기억이 있어 남편에게 아침 산책으로 용담저수지에 한번 가자고 이야기를 해 놓았었다.
남편이 전날 오전 스케줄 조정을 해놓았다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용인 원삼에 있는 용담 저수지에 가자고 했다.
내비게이션에 '용담저수지 주차장'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가면 용담 태교 둘레길 주차장으로 안내해 준다.
우선 용담 태교 둘레길 안내문을 보고 어느 방향으로 걷기 시작할지 생각했다. 도착한 시간이 아침 7시이었는데 오른쪽 낚시터와 도로가 있는 쪽으로 돌아서 왼쪽 산과 숲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오면 해가 올라와도 덜 더울 듯했다.
주차장에서 용담저수지로 들어서면 가운데에 나무로 정승이 세워져 있다. 왼쪽으로는 저수지 둑과 산이 오른쪽으로는 낚시터와 도로가 있다.
7시가 넘어 해는 떴지만 구름에 가려 햇빛이 흐리다. 하늘과 용담저수지에 해가 있다.
이곳까지 걸으면서는 사실 크게 잘 왔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침 이른 시간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았지만, 길게 이어지는 낚시터와 한여름 낮에는 햇빛을 피할 곳이 없어 걷기에는 불편할 듯했다.
도로 오른편으로 용담교가 있는데 그 옆으로 갈대숲과 나무테크 길이 보였다. 남편과 나는 테크 길까지 조성된 것을 보니 무엇인가 있을 듯해 길을 건너갔다.
청미천 용담 생태습지원
청미천 생태천에 살고 있는 동물로는 중대백로와 왜가리가 있고, 식물은 줄, 갈대, 부들이 있다고 적혀있는 게 오래도록 관리가 안되었는지 글씨가 지워져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테크 길과 돌 징검다리를 건너가는데 아침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너무 좋다.
생태습지원 테크 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너무도 맑고 깨끗하다.
생태습지원에 사는 식물들은 물억새, 꽃창포, 세모고랭이, 애기 부들, 삼색조팝, 노랑꽃창포가 있다고 한다.
청미천을 따라 조성된 용담 생태습지원은 한여름인데도 시원한 그늘과 맑은 시냇물, 그리고 새소리로 걷는 내내 너무 기분이 좋았다.
생태습지원은 관리가 잘되고 있지는 않아 보였는데 그래서 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전되고 있는 듯했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계획에 없었던 용담 생태습지원은 아침에 받은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테크 길 끝에 있는 집 담장에 원추 천인국과 붉은 병꽃나무에 꽃이 아름답게 피여 있다. 생태습지원과 가까이 있어 담장에 있는 향나무도 너무 싱그럽고 예뻤다.
용담 생태습지원에서 나와 다시 길을 건너 용담저수지를 따라 걷는데 생태습지원을 다녀 나오니 시간이 경과해 하늘에 구름이 걷히고 해가 높이 올라와 있다.
용담저수지를 절반을 돌아 걷기 시작하니, 용인시에서 용담 저수지 둘레길에 대한 자연환경보전법 내용과 이용객들의 주의 사항이 계시되어있다.
'캠핑카, 차 박하며 음식물 취식행위, 야영, 쓰레기 무단투기, 강아지 분변 등을 금지한다.'
용담 태교 둘레길
생태습지원에서 길을 건너 용담저수지를 끼고 걷게 되는 용담 태교 둘레길은 숲이 우거져 걷기에 좋았다. 걷는 동안 계속 저수지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용담 태교 둘레길은 적당히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는데 걷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중간에 오른쪽으로 산행길이 보이기도 했다.
용담저수지 수문을 지나 처음 출발했던 용담 태교 둘레길 주차장으로 가는 용담저수지 둑길이다.
용담저수지를 걸을 때는 전체 한 바퀴를 도는 것보다 용담저수지 둑길 쪽으로 걸어 용담 태교 둘레길을 걸은 후 생태습지원을 둘러본 후 갔던 길로 돌아올 것을 추천한다.
오른쪽 낚시터 방향으로는 쓰레기도 눈에 많이 뜨였고 용담저수지 관리사무소에 있는 화장실부터 낚시터 주변의 화장실 모두 문을 잠가 놓았고 9시 이후부터만 사용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둘레길을 조성해 놓고 화장실 사용을 불편하게 해 놓은 것이 아쉬웠다.
아침 7시에 도착해 용담저수지 낚시터와 용담 생태습지원, 그리고 용담 태교 둘레길을 차례로 걷고 오는데 한 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용인 원삼에 있는 용담저수지는 조용한 산책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멀리서 일부러 오는 것보다는 가까이에 살거나 지나는 길에 한번 들려볼 만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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