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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안성 맛집 도토리묵밥이 맛있는 '도토리서말'

by 토끼랑께 2021. 9. 5.

뒷동산 산행을 하다 보니 밤도 어느새 여물어 밤송이가 입을 벌린 것도 있고 더러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도 있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밤과 도토리가 제법 많이 떨어질 듯하다.
친정엄마는 젊은 시절에 가을이 되면 원곡과 양성에 있는 높은 산에서 도토리와 밤을 자루에 가득 주워 오고는 하셨다. 밤은 삶아주고 도토리로는 도토리묵을 만들 앙금을 만드셨다. 만들어 놓은 도토리묵가루로 겨울이면 묵밥을 자주 만들어 주시고는 했었다.
어느 해인가 뒷동산 산행을 할 때마다 도토리를 주어서 모았다가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어본 적이 있는데 묵 맛은 너무 좋았었다.
지난 주말에 한택식물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도토리묵밥을 먹으려고 안성시 대덕면에 있는 묵 전문점 '도토리 서말'에 다녀왔다.

묵전문점 도토리서말
설악초

도토리 서말에 도착하니 가게 앞에 설악초가 하얗게 피여 있다. 설악초는 잎사귀가 마치 꽃 같아 진짜 꽃은 묻혀 잘 보이지 않는다.

도토리 서말

주소: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무능로 92
전화: 031-673-5933
영업시간 10:30~20:00/연중무휴(명절 당일만 휴무)
식당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음

도토리서말

도토리 서말은 20년을 이어오는 묵밥 집이라고 한다. 매일 사장님이 도토리묵을 직접 쑤어서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도토리서말 내부
도토리서말 내부

2시가 거의 다 된 시간이어서 인지 손님은 한 테이블 밖에 없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에는 좌석이 모두 바닥에 앉아서 먹어야 했는데 지금은 2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다 입식으로 되어있다.

도토리서말 메뉴

온 묵밥 2인분과 도토리전을 주문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서 한방 편육은 한 번도 먹지 않았던 듯하다. 다음에 남편과 오면 한방 편육도 먹어 봐야겠다.

도토리전과 기본반찬
도토리전
도토리묵

채 썰은 도토리묵 한 접시가 나왔는데 도토리묵을 집어보니 탱글탱글하면서도 끈기가 있다.
할머니는 예전에 "묵은 사람 말소리에도 흔들려야 잘 쑨 거다. 부드러우면서도 잘 끊어지지 않게 쑤려면 오래 저어야 한다."하고 말씀하셨었다. 도토리묵을 양념에 찍지 않고 그냥 먹어보았는데 도토리묵에 약간의 소금 간을 한듯하다. 친정엄마가 어려서부터 직접 만든 도토리묵을 먹어봤기에 도토리묵을 먹어보면 어느 정도 품질을 가늠할 수 있다. 묵이 너무 잘 쑤어졌고 도토리 녹말을 좋은 것을 사용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지나물
표고버섯나물
애호박나물

애호박나물은 친정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그 맛이다. 호박을 썰어서 밀가루를 입히지 않고 그대로 팬에 부친 후 양념장에 무친 거다. 가지나물도 표고버섯도 맛이 강하지 않아 너무 좋았다.

무우장아찌

사장님에게 밑반찬이 너무 맛이 있다고 하니 웃으시면서 "젊은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는 반찬이 아닌데 나이 드신 분들은 다 좋아하시네요." 하신다. ㅎㅎㅎ '나이 드신 분... 맞긴 맜는데...'

도토리전

도토리전은 쫀득하고 약간 쌉쌀한 맛이 있는데 입맛을 돋우기에 좋은 맛이다.
도토리전을 반쯤 먹어가니 도토리묵밥이 나온다.

온 묵밥

아침저녁으로 날이 선선해져서인지 냉묵밥보다는 온 묵밥이 당긴다. 묵밥에 김치와 김가루가 고명으로 얹어 나왔다.

도토리 묵밥

도토리전을 먼저 먹었으면서도 도토리묵밥에 추가로 나온 도토리묵을 나눠서 넣고 곱게 썰어 나온 청양고추도 넣었다.

도토리 묵밥

도토리묵밥을 먹어보니 묵밥 안에 넣어준 묵은지의 씹히는 맛도 좋고, 간간히 씹히는 청양고추의 매콤한 맛이 묵밥의 맛을 한층 더 돋우어 주었다. 묵밥을 너무 맛있게 먹느냐 이후에 사진은 모두 생략이 되었다.

묵밥을 먹고 나오면서 도토리묵 2모를 구입했다. 묵 1모에 4,000원인데 1인 2모 한정 판매를 한다.


여기서 정보 하나~
도토리묵이나 청포묵을 구입했다가 굳어졌을 경우 묵을 썰어서 끓는 물에 넣어 투명해지면  꺼내어 바로 찬물에 담갔다 건지면 방금 새로 만든 묵처럼 부드러워진다.

도토리묵에 중금속 배출기능이 있다고 해서 한동안 일부러 도토리묵을 찾아서 먹던 적도 있었는데 도토리묵의 효능을 떠나 가끔씩 찾아 먹게 되는 음식인 듯하다.
한택식물원에 갖다가 근처에서 밥을 먹지 않고 묵밥을 먹으러 30분을 거리를 온 보람이 있었다.
이상 내 돈 내산 도토리묵밥 맛집 '도토리 서말'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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