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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투병기

[암 투병기]14. 암환자에게 좋은 음식 10가지 잡곡밥

by 토끼랑께 2021. 2. 14.

내가 대장암에 걸리고 가장 체력이 고갈되었을 때 먹게 되었던 10가지 잡곡밥을 소개하려고 한다.
대장암 수술과 폐 전이로 인한 두 번째 폐 쐐기절제술 후 더 이상의 항암치료를 안 하기로 결정하고 집에서 지내고 있을 때였다.
1년 전부터 딸 직장 동료가 본인 가족 중 치료 후 효과가 있었던 한방병원을 가볼 것을 권유했지만 우리는 본 병원 치료에만 집중하기 위해 거절했었다. 내가 세 번째 수술 후 집에 돌아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 다시 가볼 것을 권유받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방병원을 가서 진료를 받게 되었다. 그곳에서 한약처방과 함께 식이요법 할 것을 처방받았는데 바로 10가지 잡곡밥이다.

10가지 잡곡



한방병원 의사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지금은 몸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약 복용을 병행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이밥만 잘 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한방병원 진료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기회에 상세히 안내하겠다.

잡곡 종류

현미, 찹쌀, 현미, 흑미, 검은콩, 흑임자, 동부, 녹두, 차조, 아몬드, 해바라기씨 이렇게 10가지다. 사람에 따라 잡곡 구성은 한 두 가지는 바뀌기도 한다. 내가 잡곡밥을 먹으면서 건강해지자 가족들도 이 한방병원 진료를 받았었는데 남편은 아몬드 대신 땅콩을 넣으라고 하기도 했다.

잡곡 구입

막상 잡곡을 구입하려 하니 마트나 상회에 없는 품목들이 있어 서울 경동시장 쌀상회에서 택배로 직접 주문해서 먹고 있다.



잡곡 비율은 현미 3, 찹쌀현미 3, 흑미 1, 흑임자 1, 검은콩 1, 녹두 1, 동부 1, 차조 1, 아몬드 1, 해바라기씨 1로 되어있다. 잡곡은 모두가 국산이면 좋겠지만 나의 경우는 국산 수입 안 가리고 구입해서 먹는다.

암환자를 위한 잡곡


잡곡이 도착하면 큰 그릇에 담은 후 골고루 섞어서 통에 담아 준다. 가능하면 밀폐용기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보관해야 변질이 되지를 않는다.

금지했던 음식

한방병원에서는 이 10가지 잡곡밥을 보약 밥이라고 말했었다. 1년 동안은 하루 세끼를 이 잡곡밥을 먹었고 금지하는 음식도 100% 먹지 않았다. 금지 음식으로는 귀리, 렌틸콩, 보리, 율무, 녹차, 마요네즈, 달걀, 돼지고기, 우유, 초콜릿, 치즈, 메밀, 밀가루, 평소 먹어서 나빴던 음식류였다.
2주 정도 되니 잡곡밥을 먹기가 싫었다. 한약을 먹어서인지 더 기운이 없는 듯 해 한방병원에 상담을 하니 병원에서 생각한 것보다도 더 체력이 약하다며 한약의 복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잡곡밥의 경우도 혼합된 잡곡과 찹쌀을 1:1 비율로 섞어서 먹으라고 했다. 병원에서 이야기 한대로 2주 정도 먹고 나니 먹기도 편해지고 기력이 나아지면서 다시 찹쌀을 빼고 10가지 잡곡밥만을 먹게 되었다.
위 잡곡 비율이 부담스러우면 찹쌀이나 일반 쌀을 10가지 잡곡 혼합한것과 1:1로 해서 먹으면 훨씬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10가지 잡곡밥 만드는 방법

1. 잡곡 씻기
잡곡은 빡빡 문질러 닦아줘야 한다 3~4번 이상 씻어줘야 하는데 물을 버릴 때는 체에 바쳐야 한다. 흑임자의 경우 물 위에 잘 떠서 씻은 후 그냥 물을 버리면 그대로 물과 함께 다 흘러 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2. 쌀 조리질
깨끗이 씻은 후 체로 돌려가며 조리질을 해야 돌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다. 처음 잡곡밥을 먹기 시작한 2017년에는 잡곡밥을 씻을 때마다 작은 돌들이 나오고는 했는데 제대로 조리질을 안 하면 밥을 먹다 돌을 씹기도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돌을 더 잘 선별하는지 씻을 때 돌이 나오지는 않는데 혹시나 해서 조리질을 하게 된다.



3. 잡곡밥 하기
한방병원에서 잡곡밥을 지을 때 잡곡을 물에 담가놓지 말고 씻으면 바로 밥을 지으라고 알려줬다.
나는 전기 압력솥을 사용하지 않고 휘슬러 압력솥을 사용한다. 10가지 잡곡밥을 할 때에는 백미로 밥 지을 때보다 물의 양을 넉넉히 넣어준다. 전기압력솥을 사용하는 분들은 잡곡밥 모드로 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



4. 휘슬러 압력솥 경우 다이얼을 2에 맞추어놓고 밥을 짓는데 빨간색선이 올라오면 바로 불을 끄고 휘슬러 전기레인지 여열로 뜸을 들인다.

암환자 잡곡밥
10가지 잡곡으로 만든 보약밥


10가지 잡곡밥 먹는 방법

잡곡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방법은 정말 더 중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잡곡밥이라서 도움이 되었고 먹는 방법이 좋아서 더 큰 도움이 된 거라 생각하고 있다.
잡곡밥을 입안에 한 숟가락을 넣으면 100번씩 씹어줘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절대로 쉽지 않다.
1. 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으면 손에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고 차렷 한 자세에서 100까지 수를 마음속으로 세며 씹는데 중간에 절대로 반찬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안 된다. 그 순간 밥은 자동으로 삼켜진다.
2. 잡곡밥만을 오래 씹다 보면 단맛도 나고 물처럼 되어 넘기기도 좋다. 문제는 반찬을 먹을 틈이 없다. 밥만 먼저 먹고 나니 반찬이 특히 김치는 더욱 짜게 느껴지기 때문에 단독으로 먹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한방병원에서는 식사할 때 음식은 잎채소 뿌리채소를 골고루 먹고 세끼 사이에 절대로 간식을 먹지 말라 했기에 과일도 밥을 먹으면서 함께 먹는다.
문제는 반찬이다.

보약밥 식단
암환자 식사



3. 잡곡밥과 함께 먹는 반찬
우선 반찬은 거의 간을 하지 않는다. 가족들 반찬까지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간을 하게 될 경우나 김치를 먹게 될 경우에는 조미되지 않은 김에 싸서 먹고 다시마를 초장 없이 먹는 등 방법을 찾게 되었다.

반찬을 맨김에 싸서 먹는다


잡곡밥 도시락

잡곡밥 먹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나는 외식을 하거나 가까운 곳 여행을 갈 때면 잡곡밥을 꼭 도시락으로 챙겨 갖고 다니며 음식점에서도 잡곡밥을 먼저 먹고 다른 음식이 나오면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골라서 먹었다.
도시락으로 가져갈 때는 파프리카나 방울토마토를 함께 갖고 다니면 다른 반찬 없이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잡곡밥 도시락
잡곡밥 도시락 반찬



딸과 해외로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에는 10가지 잡곡을 미숫가루로 만들에 갖고 가서 식사할 때 먼저 먹고 다른 음식을 먹었다. 이후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식도암수술을 하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암환우에게 10가지 잡곡으로 만든 미숫가루를 나눠 주었더니 잘 먹었던 기억도 있다.
잡곡밥은 몸의 힘을 키워주어 기력이 회복되게 하는 힘이 컸다. 몇 분만 걸어도 힘에 겨워 주저앉아 쉬어야 했던 내게 걷는 시간도 늘려주고 밥 씹을 힘조차 없던 나를 가족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해 주었다. 1년 후에는 다시 암 요양병원에 들어가 혼자서도 새로운 치료도 받게 해 준 고마운 식단이다.
이후 8 체질 중 금양 체질인 나에게 맞지 않는 검은콩만을 제외시키고 9가지 잡곡만 먹고 있는데 그 이전보다 장이 더 편해졌고 지금까지도 이 잡곡밥을 먹고 있다. 대장암 환자였던 나에게 잡곡밥은 암을 멈추게 한 보약 밥이 된 셈이다.
[암 투병기]17.항암치료 대신 한방치료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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