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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주 여행 영산포에서 우연히 만난 '가을 야외음악회'와 '죽전골목'

by 토끼랑께 2021. 10. 16.

나주를 여행하는 길에 홍어로 유명한 영산포에 가게 되었다.
저녁으로 홍어정식을 먹기로 했는데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영산포 풍물시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장구경을 했다. 마침 영산포 풍물시장 장날이었는데 시장에는 마른 고추도 많이 나와있었고 양파와 파 모종도 나와 있었다. 영산포 풍물 재래시장을 구경한 후 영산포 선창 거리를 따라 걸으면서 영산포 등대와 황포돛배 선착장을 구경했다.

영산포 역사갤러리

홍어거리를 지나쳐 계곡 길을 걷다 보니 건너편 길 골목으로 영산포 역사갤러리와 '일본인 지주 가옥' 이정표가 보였다. 골목 입구 오른쪽에 있는 첫 건물이 '영산포 역사갤러리'였는데 맞은편의 상가 건물이 특이해서 그쪽에 정신을 쏟느냐 모르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일본식 건물

일본인 지주 가옥으로 가는 길 양쪽으로 있는 상가 건물들이 목재로 지어져 있는데 마치 일제강점기 드라마 세트장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일본인 지주 가옥으로 가는 골목길에 있는 집들 담장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주택들이 대부분 많이 낡아 보였다. 골목에 처음 들어설 때 보니 나주시 도시재생과에서 영산동 도시재생사업으로 20년 이상 노후 주거용 건축물 외부 집수리 지원사업을 한다는 안내문을 보았는데 낡은 집들이 많다 보니 이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듯했다.

일본인 지주 가옥에 거의 도착한 듯한데 넓은 마당에 사람들이 모여 연주회를 준비하는 듯 분주한 모습이 보였다.

일본인 지주가옥마당에서의 가을 음악회

가까이 가보니 영산동 도시재생 주민협의회 주관으로 가을 야외음악회를 하기 위해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를 이유로 음악회나 뮤지컬 공연을 보지 못하고 지내왔는데 우연히 이런 기회가 생기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일본인 지주 가옥

일제강점기 나주지역에서 가장 큰 지주였던 쿠로즈미 이타로가 살던 집으로 1930년대 일본의 농촌주택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물로 일본에서 직접 목재와 기와 등 건축자재를 들여와 건축하였으며, 일본식의 주택과 의양풍(성양풍을 흉내 냄)의 사무소가 함께 있는 건물이다.
나주시에서 영산포 근대거리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본식 주택 중 규모가 크고 보존상태가 좋은 이 집을 2009년에 매입하여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였으며, 영산포를 찾아온 관광객에게 생생한 역사교육의 공간과 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안내문 글 옮김)

일본인 지주가옥

건물 왼쪽이 서양풍으로 지어졌다는 사무소인 듯했다.

오른쪽 건물로 들어가니 입구에 안내문과 출입을 위한 열 체크기와 방문 기록지 소독약이 준비되어있었다.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하고는 10:00~16:00까지는 관람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었다. 이곳은 전통찻집으로도 운영을 한 듯한데 코로나 19 거리두기 관계로 운영하지 않고 내부 관람은 가능하다고 되어있었다.

일본 지주가옥 내부
일본지주가옥 내부

내부는 낮은 천장으로 되어 있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주방과 통하는 듯한 쪽문도 보였다.
연주회를 준비하는 분들이 안에 있어 잠시 둘러보고 바로 나왔다.
밖에 나오니 정원에서 리허설 준비가 한창이어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나주시립예술단 리허설장면
나주시립예술단 리허설 '가을이 오면'

리허설이어서 노래를 끝까지 하지는 않고 서로 음을 맞추어 보는 듯한데 오랜만에 야외에서 음악회를 접하니 신선하고 너무 좋았다.
진행하는 곳에서 음악회 안내장을 주어서 시간을 보니 시작하려면 아직 4,50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할 듯했다.
남편과 주변 구경을 해보기로 하고 다시 이동을 했다.

영산포 영산동 가을 연주회 안내문

죽전 골목

일본인 지주 가옥 맞은편 언덕으로 오래된 교회가 보이는데 가파른 골목길 양쪽으로 지지대를 세우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왠지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홍어거리가 나올듯해서 걸어 보았다.
걸어가는 길에 낡은 빈집들이 여러 채 보이기도 했고, 골목에는 60,70년대 모습의 상가를 공사하고 있었다.

죽전골목

이 골목을 걷다 보니 죽전 골목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과거에 땔감 시장이 섰던 곳으로 나무 장사꾼들이 동이 트기 전부터 몰려들어 나무 장사 군을 대상으로 '죽'을 파는 집들이 생기면서 "죽전 거리"라고 불렸던 골목이라고 한다.
공사를 하고 있는 분에게 물어보니 영산동에서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근대유산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죽전골목
홍어거리

죽전 골목을 따라 나오니 예상했던 대로 홍어거리가 나왔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거리에서 홍어의 특유한 냄새가 났다.
홍어거리에 있는 홍어 맛집을 찾아 남편과 홍어정식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은 후 다시 죽전 골목을 걸어서 일본인 지주 가옥으로 가을 야외음악회를 보러 갔다.
나주시에서는 아마도 영산포 홍어거리와 죽전 골목 그리고 일본인 지주 가옥을 연결해서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곳을 만들려고 하는 듯했다.

죽전골목에서 일본인지주가옥으로 넘어가는 길
죽전골목 빈상가

죽전 골목에서 다시 일본인 지주 가옥으로 이동하는데 야외음악회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고 음악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영산포 영산동 가을 음악회

노니다- 해금 공연
노니다 해금공연(나보다더 사랑해요)

해금연주를 하는 분이 노래도 함께 불렀는데 김호중의 "나보다더 사랑해요.'와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마지막 노래로 불렀다.
관객들은 주변에 사시는 노인분들이 대부분이었고 금요일 저녁이었는지 관광객은 거의 보이 지를 않았다.
아마도 관광객보다 이지역 도시재생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과 공감대도 형성하고 관심을 모으기 위한 행사인 듯했다.

거리에서
영산동주민들

마지막 순서로 '앙상블 올'의 클래식 연주가 이어지는데 날이 어두워지면서 쌀쌀해지니 어르신 몇 분이 춥다며 저녁식사를 해야 한다고 일어섰다. 한두명이 일어서자 다른 어르신들도 따라서  객석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난다.
그중 몇 분의 어르신은 열심히 연주하는 사람들 서운하게 끝까지 듣고 가지 왜 가느냐고 말리기도 했다.

알상블 올 클래식연주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을 마지막 연주로 야외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시간은 6시 30분 정도였는데 이미 주변은 많이 어두워졌다.
끝까지 남아 있던 관객들은 연주가 끝나자 최대한 큰소리로 박수를 치고 환호로 화답을 했다.
내일 10월16일 토요일 저녁에는 30분을 앞당겨 음악회를 진행한다며 다시 찾아달라고 안내를 한다.
영산포에 홍어를 먹으러 왔다가 산책길에 우연히 접하게 된 가을 야외음악회도 멋졌고, 아직 완성이 되지는 않았지만 죽전 골목의 모습도 정감이 있어 좋았다.
나주 영산포에서 일본인 지주 가옥에서 우연히 접한 영산동 가을 야외 음악회와 죽전 골목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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